시신을 피게하는 성신의 권능 보고 전도관을 세워

서영자권사(3) / 덕소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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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전주제단 교인 중에는 폐병을 앓는 30대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거동을 하기가 힘들어 들것에 실려 와서 예배에 참석했는데, 뼈에 가죽만 붙어 있다고 할 정도로 해골같이 말라서 차마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 후 그분이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다른 교인들과 함께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원래 저는 장례가 났다는 말을 들으면 무서워서 상가를 피해 다녔는데, 그때 처음으로 입관예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삼례읍에 위치한 그 집에 도착해 보니 웬일인지 조문객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집 가족들이 하는 말이, 고인이 워낙 오랫동안 폐병을 앓았기 때문에 병이 옮을까 봐 염려하여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때 동네에서는 나쁜 병을 몰아내야 한다며 고추씨를 태워서 매운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그런데 저희 일행이 시신을 모신 방에 들어간 순간, 몹시 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방 안의 공기가 너무나 시원한 것이었습니다. 당시는 에어컨이 없던 시절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마치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틀어 놓은 방에 들어간 것처럼 확연하게 시원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방에 교인들이 둘러앉아 찬송을 부르는 동안 전도사님께서는 생명물로 시신을 씻기셨습니다. 그리고 다 씻긴 후에 시신의 모습을 보았을 때 저는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뼈와 가죽만 남아 해골처럼 말랐던 분이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얼굴이 아기 피부처럼 뽀얗게 피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그분이 맞나? 어쩜 이렇게 살이 오르고 예뻐질 수 있나?’ 하며 참으로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입관을 마친 후 관을 마당에 내다 놓고 동네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집에 몰려와서 곱게 핀 시신을 보고 무척 놀라워했습니다.

다음 날 상여가 장지로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던 때였습니다. 그 집 주변에 십여 명의 청년들이 모여 있었는데, 전도사님이 그들을 집으로 부르시더니 관 뚜껑에 못을 박기 전에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라고 했습니다. 전도사님이 시신의 팔을 들어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노긋노긋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보여 주자 그 청년들도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전도사님이 설명하시기를, 사람이 죽으면 누구든지 뻣뻣하게 굳어지고 썩게 되지만 하나님께서 성신을 허락하셔서 이처럼 시신이 아름답게 피었다고 하면서, 이는 썩을 것을 썩지 않게 하시는 권능을 보여 주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동안 집 안에 아주 향긋하고 좋은 향취가 강하게 진동했는데, 청년들은 좋은 냄새가 난다며 서로 수군거리더니 “무슨 향수를 뿌렸기에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납니까?”라고 했습니다. 전도사님은 “이 향기는 향수를 뿌려서 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려 주시는 은혜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씀을 들은 청년들은 자세를 고치더니 공손한 태도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친구가 폐병을 앓아 산송장이나 다름없어서 이렇게 좋은 모습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동안 저희들은 이 친구와 가까이 살면서도 병이 옮을까 봐 겁이 나서 왕래하기를 꺼렸는데, 타지에서 오신 전도관 분들이 이 집에서 밤을 새우며 장례를 치르는 걸 보면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면서 “그동안 많이 애쓰셨습니다. 오늘 상여는 저희가 메고 가겠습니다.”라고 하여 청년들이 상여를 메고 장지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장지에 도착해 관을 땅에 묻는 동안에도 강한 향취가 계속 진동하여 청년들과 교인들이 다 함께 놀라워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동네 사람들이 많이 전도되면서 얼마 후 삼례에도 전도관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 1958년 5월 8일에 저희 가족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소사신앙촌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신앙촌에 입주하고 보니 하루하루가 더할 수 없이 기쁘고 즐거워 항상 입가에서 찬송이 흘러나왔습니다. 당시는 신앙촌 곳곳에서 건설을 할 때라 온 가족이 다니면서 건설 일을 도왔는데,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면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당시 하나님께서는 집집마다 마련된 화단에 꽃을 많이 심고 예쁘게 가꾸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소사신앙촌의 세련된 주택가에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신앙촌에서 기쁘고 활기차게 생활하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투옥되셨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나님의 집회에 전무후무한 인파가 몰리고 전도관의 교세가 불 일듯 일어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일부 정치인들과 특정 종교 세력이 터무니없는 누명을 씌워 옥고를 치르시게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하며 울분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투옥되신 후 어느덧 가을이 되었을 때, 저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보면서 ‘영모님! 손수 일구어 주신 신앙촌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언제나 오셔서 이 모습을 보실까요.’ 하며 눈물짓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와 네 살배기 딸이 열병에 걸려서 꼼짝도 못 하고 앓은 적이 있었습니다.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고 물 한 모금도 넘기지를 못하니 간호하시는 시부모님이 안절부절못하며 걱정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3일째 되던 날 저는 꿈속에서 하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큰 문을 열고 나오시더니 아픈 사람들은 다 이리 오라고 부르셨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님께로 달려가자 두 줄로 세우신 후 차례차례 안수를 해 주셨는데, 저는 업고 있던 딸아이와 함께 ‘탁!’ 하고 안수를 받는 순간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눈을 뜨고 보니 불덩이처럼 뜨겁던 열이 감쪽같이 내리고 완전히 정상이 된 것이었습니다. 제 옆에서 끙끙 앓던 아이도 열이 다 내려서 새근새근 곱게 잠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옥중에 계시면서도 가지들을 염려하셔서 축복을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려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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