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자 관장 편 ② 귀한 말씀을 더 힘차게 전하지 못함을 반성하며
6년 전 일동교회에서 시무할 때의 일이다. 교회에서 연세가 제일 높으신 김정숙 권사님이 계셨다. 제단 일에 늘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애쓰시던 분이다. 80세 연세에 비해 정정하시고 분별력도 있으신 분이었다.
어느날 동네에서 잔치가 열려 윷놀이와 씨름대회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맛있는 것도 먹던 중 누군가 권사님에게 돼지고기를 권했나 보다. 권사님이 정중하게 사양하자 “신앙촌 사람들은 돼지고기 안 먹어”하고 어느 분이 말리자 옆에 있던 목사가 “하나님이 주신 음식은 다 먹어도 됩니다. 드세요. 할머니. 먹는데 무슨 죄가 있습니까?” 했나보다. 그러자 권사님이 “먹는 데 죄가 없다구요? 그러면 당신네 하나님은 왜 태초에 아담과 해와에게 선악과 먹었다고 영생할 수 있는 존재를 죽게 만드는 저주를 퍼부었습니까? 그까짓 것 먹는 것 하나로 사랑하는 자식을 죽입니까?” 하자 마을에서 영향력이 있다하는 목사가 그 자리에서 한 마디도 답변을 못했다고 한다.
초등학교도 못나오신 80세 연세 드신 권사님이지만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신 말씀으로 배웠다하는 목사의 입을 다물게 했다. 젊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나가서 제대로 전파하지 못하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해주신 분이다.
그러고 보니 23년 전 학생관장 첫 발령 받고 안양교회에서 시무 할 때가 생각난다.
이승아라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있었다. 워낙 똑똑하고 야무지고 예쁘게 생긴 아이였다. 남자만 하는 전교 회장을 여자 아이가 할 정도로 야무졌다.
전도를 해야 된다는 말씀에 ‘담임선생님을 전도하면 우리 반 아이들이 다 천부교회에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서 선생님을 전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마침 부활절도 다가오던 시기의 어느날 종례가 끝나고 승아가 손을 들고 일어나 물었다.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선생님 교회 다니세요?” “그래 다니고 있어.” “그러면요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뒤 3일 만에 부활했다고 하잖아요? 그럼 신이죠?” “그렇지.” “막달라 마리아가요 예수 무덤에 갔을 때 예수는 없고 웬 산지기가 있나 하고 우리 선생님의 무덤이 비었다고 예수를 찾자 ‘내가 예수다’하니 너무 반가워서 만질려고 하니까 ‘나는 거룩한 몸이니 만지지 마라’ 했으니까 신이지요?” “그래.” “그런데 제자들 앞에 나타나서 못에 박힌 손, 창에 찔린 허리 다 보여줘도 의심이 많은 도마가 믿지 못하니까 베드로에게 물고기를 잡아 오라 해서 구운 물고기를 먹었잖아요! 신인데 인간이 먹는 물고기를 먹고 어떻게 처리를 했나요? 하늘나라에도 화장실이 있어요?” “승아야 너 어느 교회 다니니? 그런 말 누구한테 들었니?” “천부교회 관장님 한테서요.” “어머니도 믿으시니?” “네” “내일 엄마 좀 학교로 오시라고 해라.”
그 다음날 승아 엄마가 담임을 만났더니 “어떻게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그렇게까지 깊게 파고 드냐”며 초등학교 3학년이 감당해야 되는 신앙관은 아닌 것 같다며 승아에게 학교에서 교회 얘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를 했단다. 승아 엄마가 “관장님 죄송해요. 승아에게 학교에서 교회 얘기 안 하는 걸로 말했으니 관장님도 이해해 주세요.”
하나님께서는 죄와 타협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나도 승아 엄마도 사회의 편견에 우린 너무 쉽게 타협을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짜리도 선생님을 설득해서 교회로 전도하려고 했는데 어른인 나와 승아 엄마는 부끄럽게도 편견과 맞설 수 있는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무지한 우리들을 깨우치게 하려고 하나님께서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 그런 말씀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전도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교역자임을 반성해 본다.
/소사동교회 여성회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