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아동성범죄 신부에 이례적 형 선고
가톨릭교회가 이탈리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중요한 판결
최근 이탈리아 사법부가 미성년자에 대한 가중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돈 주세페 루골로 신부에게 4년 6개월의 형을 선고했다.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 사건은 미성년자 성폭력, 사건 은폐, 소아성애자 신부의 교구 이동, 금전으로 피해자 입막음 등 추악한 사건의 결정체라는 것이 밝혀졌다.
시칠리아 출신의 루골로 신부의 범죄는 미성년자 시절 루골로에게 수년 동안 성학대를 당했던 30대 청년 메시나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 도중 루골로는 지난 10개월 동안 하루 평균 60회에 걸쳐 밤낮 가리지 않고 셀 수 없이 많은 음란 사이트를 광적으로 서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십대’라는 키워드를 검색했으며, 최근에는 19세인 두 청년과 동성애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조사가 시작되자 지사나 주교는 “젊은이의 어리석음에 불과하다”며 루골로 신부를 옹호했고, 이후 사건을 은폐하려 했음을 시인했다. 또한 루골로를 옹호한 지사나 주교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는 훌륭하고 항상 올바른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메시나의 변호를 맡은 엘리아나 파라살리티 변호사는 자신과 메시나, 그리고 이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이 위협을 받고 고소를 당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재판 중에 경찰이 뒤따라 왔다며 폭로했다.
그동안 이탈리아 가톨릭교회는 바티칸의 존재로 인해 독특하게도 학대와 은폐와 관련해 큰 사회적 비난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유죄판결이 나왔다는 것은 가톨릭교회가 이탈리아 사회, 특히 작은 마을 시칠리아에서 휘두르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중요한 판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