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부인과 이인선 교수 건강 칼럼(7)

월경부조(月經不調)
발행일 발행호수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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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난 2년간 내원환자의 자료를 통계 내다가, 무월경으로 본원을 찾은 환자의 85%가량이 25세 미만의 미혼여성이라는 예상 밖의 결과에 접하게 되었다. 14세에서 18세에 이르는 시기는 성적으로 미숙한 시기이므로 주기가 다소 일정하지 않다거나 약간의 생리통이나 월경전 긴장 등은 병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20세를 훨씬 넘어서도 난소 기능이 미숙하여 생리통이 여전히 심하거나 월경주기가 일정하지 않으며, 희발월경이나 심하면 무월경을 호소하는 경우는 생리적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수족의 냉증, 아랫배가 차거나 누르면 아프고 신경이 예민하며, 추위를 많이 타고 얼굴이 자주 달아오르거나 여드름이 나고 냉이 많으며 혹은 소화불량이나 변비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향이 많다.

최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아동들의 발육상태가 날로 좋아지고 있으며 그 결과 학생들의 연령에 따른 발육상황표의 기준을 모두 상향조정 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 기능의 성장은 일반적인 상승경향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일까?

몇 년 전 신문을 보던 중 “무리한 다이어트, 골다공증을 부른다 – 젊은 여성에게도 많으며 2개월 이상 월경이 없으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다. 평소 20대 초반의 무월경 환자를 많이 접하던 터라 관심있게 읽었는데, 스트레스나 다이어트로 인한 부작용, 무리한 운동 등으로 난소기능에 이상이 나타나 발생한다고 쓰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새로운 발견이 아니며 한의학에서는 옛날부터 七情(칠정:감정의 변화)과 음식의 섭취 및 소화기능이 월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즉 여성의 발달단계를 구분하는 과정에서 14세부터 21세를 전후하는 시기는 아직 여성의 성적 기능의 균형이 잡히지 않은 시기이므로, 이때 생활환경이나 정신환경이 좋지 못하면 여성 기능의 성숙이 심한 장애를 받는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 시기의 여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입시를 위하여 일상생활을 저당 잡힌 사람들로 정신적인 부담은 차치하고라도 거의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따르지 않으며 거기다가 체중 증가를 두려워해서 지나치게 소식하거나 자주 굶으며 인스턴트식품으로 한 끼를 때우기가 일쑤이다. 또한 옷맵시를 위하여 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고 하체를 보온하지 않으며 찬 음료수를 함부로 먹으니 하체는 더욱 냉해지고 기능이 저하되므로 어혈이 생기게 되고 증상은 날로 악화되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월경장애나 무월경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여성에게는 큰 불행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예방적 차원에서 사전에 주의사항을 잘 지켜야 하겠다.

우선 정신적으로 지나치게 장시간 긴장하거나, 몸을 차게 하고 찬 음식을 함부로 먹는 일, 지나치게 적게 먹거나 아침을 굶는 일 등을 피하며, 규칙적 식사와 운동, 정신적 안정이 필요하다. 평소 수족이 냉하며 아랫배가 자주 아프고 월경통이 심하면 흔히 민간에서 쑥이나 익모초 등을 달여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근본적인 치료에는 미흡하며, 더구나 초기상태가 지나 어혈이 심해지면 기혈의 조화가 깨져서 몇 가지 약재를 복용하는 것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을 받아 증상에 가장 적합한 약을 복용하여야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의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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