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놀란 묘기

글 이효성(동화작가)
발행일 발행호수 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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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내아이가 공원 나무 아래에서 베드민턴을 쳤어요. 호리호리한 석이는 척척 잘 받아넘기지만, 뚱보 명태는 깃털 공(셔틀콕)을 줍기 바빴습니다.명태가 마음먹고 힘껏 받아 쳤습니다. 그랬더니, ‘어랍쇼’ 깃털 공이 소나무 가지 위에 척 얹히지 뭐예요.
“하하하…….”
 
두 아이는 얹힌 것을 떨어뜨릴 지혜를 짰습니다.명태가 실수해서 그런 거니까 그 아이가 제 운동화 한 짝을 벗어서 던졌어요. 두어 번 던져서 맞혔으나 깃털 공이 가지 새에 끼어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맞혀볼게.”이번에는 석이가 명태의 운동화를 휙 던졌어요. 순간, 두 아이는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운동화 한 짝도 나뭇가지 사이에 척 끼고 말았던 거예요. “난 몰라! 어제 산 새 운동화인데…….”
 
명태는 우는 소리를 냈습니다. 둘이 번갈아 가며 베드민턴 채와 돌멩이를 던져보아도 헛수고였습니다.
“119를 부를까?”석이가 말했어요.
 
어느 등산객 아저씨가 지나가다가 아이들을 불러 소곤거렸습니다. 이어, 명태의 듬직한 어깨 위에 키가 큰 석이가 올라섰어요. 아저씨가 앞에서 기둥처럼 버텨 붙잡고 또 지팡이를 주어서 아이들은 묘기를 잘 부렸습니다.
 
“됐다아!”사람들이 힘을 합하는 묘기였습니다. 깃털 공과 운동화 한 짝이 뚝뚝 떨어지자, 하늘도 깜짝 놀라 더욱 더 파아랗고 높아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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