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을 이기는 용기

발행일 발행호수 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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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일 기장신앙촌에서는 고 안청무 권사의 장례식이 한국천부교 전도관 유지재단장으로 엄숙히 거행되었다. 우리는 부산시의 청부폭력에 희생된 안청무 권사의 억울한 혼이 깃든 관을 메고 부산시를 찾아가 안청무 권사를 살려내라고 호령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고 악에 악으로 맞서는 것보다 폭력에 비폭력으로 맞서는 더 큰 용기를 우리는 보여 주기로 하였다. 그것이야말로 종교인의 진정한 대의인 까닭이다.
 
부산시는 1월 27일 미명에 행정대집행을 한다며 2000여 명의 경찰과 1200여 명의 폭력배를 동원하여 불과 수십 명에 불과한 무저항 비폭력의 천부교 농성자들을 습격하였다. 그만한 숫자를 동원하였다면 대낮에 떳떳하게 대집행영장을 제시하고 농성자들을 한 명씩 평화스럽게 들어 내고도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깜깜한 새벽에 쇠파이프와 각목 등 온갖 흉기로 무장하고 노약자들과 달려온 주민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둘러 200여 명의 중경상자를 발생시키더니 다음날 항의집회에서 급기야 1명의 사망자까지 내고 말았다.
 
행정대집행법(行政代執行法)은 행정청이 행정대집행을 실시할 때는 대집행을 할 시기와 집행책임자의 성명 등을 대집행영장으로 사전에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비상시 또는 위험이 절박한’ 경우에 한하여 영장제시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부산시는 압도적인 경찰과 폭력배를 동원하여 수십 명의 노약자를 해산하면서 무엇이 ‘위험이 절박’하여 새벽에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기습을 벌여 수백 명에게 상해를 입혔는가? 이것은 행정대집행법을 중대하게 유린한 폭거로서 명백한 미필적 살인행위로 규탄 받아야 할 것이다.
 
무릇 모든 폭력의 속성(屬性)은 처음에는 그 위력이 대단한 것처럼 보이며 단번에 큰 성과를 거두는 것 같고 이에 맞서는 비폭력은 지리멸렬하여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는 것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인도 독립사에서 영국 경찰의 가혹한 폭력은 간디에게 육체적 고통은 가할 수 있었지만, 간디의 비폭력주의는 마침내 영국의 폭력을 이기고 인도의 독립을 쟁취하였고 4·19 의거에서 청년 학생들이 흘린 피는 총구의 힘보다 위대하여 썩어빠진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던 것이다.
천부교인들은 모든 것은 공의의 심판에 맡기면서 폭력을 이기는 비폭력의 용기를 보이면서 나를 괴롭히고 아프게 한 사람들의 불법을 불법으로 맞서서 갚을 수 없는 신앙인의 인내와 절제를 보임으로써 진정한 종교인의 모습이 어떠하다는 것을 나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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