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개막식 ‘최후의 만찬’ 패러디에 기독교계 거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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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연 사진과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비교한 게시물 (출처= X)

바티칸이 지난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공연에 대해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8월 3일(현지 시각) 프랑스어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교황청은 “파리 올림픽 개막식의 특정 장면에 슬픔을 느꼈으며, 최근 며칠 동안 많은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의 신자들에게 가해진 공격을 개탄하는 목소리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가 함께 모여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권위 있는 행사에서 많은 사람의 종교적 신념을 조롱하는 암시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그 자유는 타인에 대한 존중으로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월 26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장면이 연출됐다. 최후의 만찬은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십자가 처형 전 마지막 식사를 나누는 성경 속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개막식에서 긴 식탁의 가운데 자리에는 예수 역할을 맡은 듯한 여성이 성인(聖人)에게만 비친다는 헤일로(후광) 왕관을 착용한 채 앉아 있었고, 그 주위로 트랜스젠더 모델, 드래그 퀸(여장남자) 등이 예수의 사도들처럼 앉아 있었다. 식탁 위에는 전신을 푸르게 칠하고 망사 옷을 입은 그리스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로 분장한 가수가 거의 나체로 등장해 노래를 불렀다.

이 공연은 공개 직후 ‘신성 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교회 지도자들 사이에선
“기독교를 조롱하는 장면이 담긴 개막식에 깊은 유감”, “기독교에 대한 조롱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뿐만 아니라 더욱 환영받는 시대”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개신교계 목회자도 “예수의 자리를 동성애를 상징하는 듯한 인물이 꿰찬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것이 지금의 유럽, 프랑스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논란이 일자 이 장면의 예술 감독 토마 졸리는 최후의 만찬이 아니라 역사적인 올림픽과 관련된 이교도 축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7월 28일 종교 단체를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비난은 계속됐다.

결국 SNS상에서 심각한 악플과 위협에 시달리던 토마 졸리는 수사당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AFP 통신이 8월 2일
(현지시각) 보도했다. 파리 검찰은 개막식 공연을 맡은 졸리가 성적 지향 및 출신에 기반한 살해 협박과 공개 모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졸리뿐 아니라 해당 공연에서 무대 정중앙에 파란색 드레스를 걸치고 출연한 DJ이자 성소수자 활동가인 바버라 부치 역시 사이버 공격에 시달리다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섰다.

7월 3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논란의 영상에 출연한 바버라 부치가 개막 공연 이후 살해, 고문, 성폭행 위협을 받았으며 반유대주의자, 동성애 혐오자, 성차별주의자로부터 모욕의 표적이 됐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부치는 프랑스 인터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언어와 철십자 문양으로 지옥에서 불태워지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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