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ㆍ독감 동시 유행 ‘트윈데믹’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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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에 독감 겹치면
의료시스템으로 감당 어려워

10일 프랑스 마르세유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출처: 마르세유=AFP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 동시 감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력을 두 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일일 확진 환자 수가 31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독감 유행까지 겹치면 현재의 의료시스템으로는 감당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와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는 최근 계절성 독감과 코로나19의 공동순환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두 바이러스의 유행 양상을 담은 데이터는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에서 추출된 것이다. 분석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평균 2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지만 독감에 동시에 걸린 경우는 평균 4, 5명에게까지 전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의 전형적 증상인 기침과 재채기가 코로나19 전파를 촉진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연구진은 인체가 두 바이러스를 동시에 상대하는 만큼 상태는 더욱 나빠질 것으로 봤다. 독감 감염이 면역체계를 자극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을 부분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일부 학자들의 기대 섞인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앞서 5월 구글과 미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도 독감 바이러스가 인체에서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2(ACE2)의 양을 크게 증가시켜 코로나19에 더 잘 감염되는 상태로 만든다는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ACE2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체내 숙주세포와 결합하는 데 사용되는 주요 수용체다.

진단 과정에서의 혼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논문은 동시 감염은 따로 감염된 경우보다 코로나19 진단율이 30~50%가량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잠복기가 평균 5일 이상인 반면, 독감은 하루 이틀뿐이라 동시 감염 환자가 코로나19 검사를 했을 때는 독감 증상이 이미 사라진 상태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봄철 코로나19 1차 유행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든 것 역시 봉쇄령과 거리 두기 조치 외에 독감 시즌이 지나간 영향이 컸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코로나19 확진ㆍ사망 1위인 미국은 ‘트윈데믹’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발생하면 우리가 겪어본 최악의 가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의료기관의 부담을 덜어줄 방법 중 하나로 독감 백신 접종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도 통상 연간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하는 3,000만 명분의 독감 백신을 공급해왔으나, 올해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의 가파른 재확산세는 독감 시즌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자료를 보면 11일 기준 글로벌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31만692명을 기록해 4일 세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특히 인도와 유럽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인도는 전 세계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프랑스의 일일 확진자가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여름 휴가철 이후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백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인데,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는 당국의 안전 승인을 받아 영국과 브라질에서 지난 8일 중단했던 임상시험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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