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장에서 향기 덩어리를 안은듯 진한 향취가 진동해

김정자 권사(1) / 소사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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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9년 전라남도 영산포의 독실한 장로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영산포 장로교회의 수석 장로와 권사의 직분을 맡고 계셨으며, 유아세례를 받은 저는 어릴 때부터 매일 성경을 읽으며 교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진실하게 믿을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미션스쿨에 다니면 신앙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광주 수피아여고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독실한 장로교 가정에서 태어나 유아세례까지 받고
매일 성경 읽으며 교회 활동 열심히 신앙에 도움될까 미션스쿨에 진학

제가 여고 2학년이던 1955년 11월, 하루는 전신주에 붙어 있는 “불의 사자 박태선 장로 부흥집회”라는 포스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포스터는 시내 곳곳마다 붙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습니다. 집회 날짜가 점점 다가오자 “박 장로님이 불 같은 성신을 내리신다더라.” “그 집회에서 병이 낫는다더라.” 하는 소문이 퍼지며 교회마다 술렁거리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집회에 참석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학교에서 김장 방학이 시작되어 집회 첫날부터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광주공원에는 천막이 까마득히 펼쳐져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단상 바로 아래 마련된 교역자석에 수십 명의 목사들이 앉아 있었으며, 광주 지방법원장과 전남 경찰국장 등 저명인사들이 여기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습니다. 집회장 곳곳에는 들것에 실려 온 중환자들이 많이 보여서 ‘병이 낫는다는 소문을 듣고 집회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고 2학년이던 1955년 11월 박태선 장로님의 집회 안내 포스터
불같은 성신 내린다, 병이 낫는다며 날짜가 다가오자 교회마다 술렁여

예배 시간에 등단하신 박 장로님께서는 설교 말씀 중에 구원은 절대 예정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구원 받을 사람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은 죄를 회개하고 성신을 받아 죄를 씻어야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말씀이 끝나자 집회에 참석했던 광주 중앙 장로교회 정규오 목사가 단상으로 올라와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저는 찬송할 때 박 장로님 손에서 불덩어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박 장로님 말씀 중에 ‘절대 예정이 아니다.’라는 말씀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하면서 “예배당에 나와 주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이미 택함을 받은 것이니, 그런 사람은 창세전에 구원 받기로 예정된 것 아닙니까?”라고 했습니다. 그 후 예배가 끝날 무렵에 박 장로님께서 절대 예정을 다시 언급하시며 “4, 50년 예배당에 출입했어도 죄를 해결 짓지 못한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없습니다.”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박 장로님 말씀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죄를 해결하지 못하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말씀은 참으로 확실하고 명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모였던 광주공원 집회에서 소감을 말하던 정규오목사는
하나님 말씀하신 ‘구원은 절대 예정이 아니다’란 말씀이 이해 안된다며
`교회 나와 주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이미 구원얻은 것`이라고 해
하나님께선 `4~50년 교회 다녔어도 죄를 해결 못하면 구원 없다`

그날 이후로 집회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저는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찬송을 부를 때 별안간 불덩어리가 속에 들어온 것처럼 가슴과 배, 등이 견딜 수 없이 뜨거워지는 것이었습니다. 놀랍기도 하고 뜨거움에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했습니다. 그 후 집회장의 다른 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것이 바로 불성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집회 기간이 다 지나고 마지막 날 새벽예배 때였습니다. 어디선가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풍겨 오는데 꽃향기에 비할 수 없고 무어라 형용할 수도 없는 너무나 좋은 냄새였습니다. 마치 향기로 이루어진 커다란 덩어리를 저에게 안겨 준 것처럼 그 향기가 진하게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집회장에서 향취 은혜를 체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아! 이것이 향취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에도 계속 진동하는 향취를 맡으면서 제 마음이 환하게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광주집회 마지막날 새벽예배 때 형용 못할 좋은 냄새가 풍겨오는데
향기로 이뤄진 커다란 덩어리 안은듯 그렇게 진한 향기가 진동해

당시 한창 예민한 사춘기였던 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할 때면 깊은 그리움과 슬픔에 잠기곤 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의 허무감이 제 마음을 사로잡아 ‘어차피 죽을 인생인데 왜 세상에 태어나서 고통과 괴로움을 겪는 것일까?’ 하는 번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박 장로님 집회에서 은혜를 받은 뒤로는 모든 슬픔과 번민이 씻은 듯이 사라져 버리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두웠던 제 마음에 따뜻한 햇살이 비치며 잔잔한 기쁨과 평안함의 물결이 흐르는 것 같았고, 이렇게 귀한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마음속 깊이 감사를 드렸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이 허무해 번민에 사로잡혀 지냈는데
하나님께 은혜 받은 후 슬픔과 번민 씻은 듯 사라지고 기쁨과 평안 넘쳐

그 후로 하나님의 집회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저는 여수 집회가 열렸을 때 하루 동안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집회에서 신앙신보가 발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신앙신보사에 편지를 띄워서 학교로 신문을 보내 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다음 주 배달된 우편물 속에는 신앙신보와 함께 광주에 전도관이 세워질 거라는 반가운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매주 신앙신보를 읽으며 하나님 말씀을 마음속에 새기게 되었고 전국 곳곳에 세워지는 전도관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1956년 9월 드디어 광주전도관이 세워지면서 그곳에 다니게 되었으며, 하숙집을 전도관 옆으로 옮겨 매일 새벽예배에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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