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관에 와서야 성신을 받아 죄씻음 받음을 알게돼

지난호에 이어서

그렇게 희망예식장 집회가 끝난 후 저는 제일 장로교회에 계속 다녔습니다. 그런데 교회에 나가면서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허전하며 박 장로님 집회에서 은혜 받던 것이 자꾸 떠올라 어떻게 해야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하루는 박 장로님 집회에서 불렀던 찬송이 생각나 집에서 찬송가를 펼쳐 놓고 부르는데 갑자기 집회에서 맡았던 향취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의 향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향취 은혜가 온 집을 가득 채운 것처럼 진하게 맡아지면서 마음이 너무나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그 후로도 은혜가 그리워 찬송을 부를 때면 마음속까지 젖어 드는 듯 진하게 진동하는 향취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저는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어 친구가 별로 없었고 고향을 떠난 뒤로는 더 외롭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향취를 맡으면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가득히 넘치며 어두웠던 마음이 환하게 밝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전해 주고 싶어서, 저는 이웃 사람들에게 박 장로님 집회에서 체험한 일이며 향취 은혜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1956년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제일교회에 갔다가 우연히 박 장로님께서 대신동 간장 공장에 전도관을 세우셨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일요일부터 거기서 예배를 드린다고 하는데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당장 가 봤습니다. 커다란 간장 공장을 예배실로 꾸며 놓은 것을 보면서 저는 이제부터 여기로 다녀야겠다 마음을 먹고 그 후로 대신동전도관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대신동전도관에 하나님께서 오셔서 예배를 인도하실 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시신이 은혜를 받으면 너무나 아름답게 피어난다고 하시며 어디서 장례예배가 있으면 꼭 가 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듣고 무척 놀라웠습니다. 저희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시신이 나무토막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을 봤었고, 시어머니는 돌아가신 후 발인도 하기 전에 부패되어 송장 물이 방바닥에 흘러내렸는데, 그런 시신이 어떻게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시신이 핀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장례가 나면 꼭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대신동제단에 다니던 할아버지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전도사님과 다른 교인들과 함께 그 집에 가 보았습니다. 방에 눕혀 놓은 시신은 한눈에 보기에도 장작개비처럼 뻣뻣하게 굳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 함께 찬송을 부르며 정성껏 예배를 드렸더니 시신이 점점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전도사님이 시신을 움직일 때 목부터 노긋노긋해져서 고개가 흔들흔들거렸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몸 전체가 너무나 부드럽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시신은 팔다리 할 것 없이 자유자재로 움직여져서 예배를 드리기 전 장작개비처럼 굳었던 것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돌아가신 분이 아니라 주무시는 분처럼 아주 편안해 보였습니다. 저는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와 비교하면서 시신이 핀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전도관에 다닌 지 몇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일 장로교회의 전도부인과 구역장이 저를 찾아와서 왜 교회에 안 오냐고 묻기에 전도관에 다니게 되었다고 했더니, 그분들은 ‘전도관은 구정물이고 제일교회는 맑은 물’이라며 제일교회로 돌아오라고 했습니다. 저는 제일교회에 다닐 때는 죄가 무엇인지, 구원을 어떻게 얻는 것인지에 대해 전혀 들은 것이 없었지만, 전도관에 다니며 구원을 얻으려면 성신을 받아 죄를 씻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은혜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들은 말씀과 체험한 것을 생각해 볼 때 전도관이 참길이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저는 그분들에게 계속 전도관에 다닐 거라고 분명하게 얘기했습니다.
당시 저희 동네 범일동에 사는 교인들은 금요일마다 전 장로님 댁에 모여서 예배를 드렸는데, 그곳에 모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범일동전도관이 세워졌습니다. 사람들과 둘러앉아서 마음을 모아 예배드리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참 소중했습니다. 전도관에 다니는 것을 무척 반대하는 남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배에 못 가는 날은, 아끼고 아꼈던 귀한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너무나 허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남편과 같이 장사를 하던 때라 일요일에도 일을 했는데 저는 예배에 참석하려고 시간을 쪼개 더욱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