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즐거움으로 매일이 새로워져

김교임 권사(1) / 서울 당산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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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0년 충청북도 청원군 문의면 가호리에서 태어나 결혼 후에는 서울 원효로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던 1956년 저는 동네 이웃 사람들이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종종 듣게 되었는데, 그분은 큰 집회를 자주 여시며 집회하시는 곳마다 소경이 눈을 뜨고 불치병이 낫는 등 놀라운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이만제단에서 들리는 은은한 음악 종소리 들으며 새벽예배 참석
예배 후 눈 안찰을 받고 돌아오는데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넘쳐
`살아오면서 이렇게 기쁜 적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그해 여름 어느 날 저는 이웃 사람 몇 명과 함께 박 장로님 집회에 구경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곳은 저희 동네와 가까운 용산구 청암동으로, 산언덕 위에 천막이 크게 쳐져 있어 그 안을 들여다보니 큰 천막에 빈틈이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습니다. 단상에 서신 분께서 설교 중에 “그렇지요?” 하고 물으시니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마치 학생처럼 “네!” 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저는 ‘저 분이 그 유명하신 박태선 장로님이구나.’ 하며 바라봤는데 차근차근 문답식으로 설교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후 그 장소에는 웅장한 전도관 건물이 신축되기 시작했습니다.
몇 개월이 흘러 쌀쌀한 가을이 되었을 때, 제가 원인 모를 병으로 심하게 앓게 되었습니다. 다듬잇돌로 양어깨를 짓누르는 것처럼 느껴지고 온몸이 땅속으로 꺼져 들어가는 것 같았으며, 잘 때도 땅으로 내려가는 느낌에 저도 모르게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리며 발버둥을 쳤습니다. 낮에는 그런 증상이 전혀 없다가 해가 질 때면 어김없이 어깨를 내리누르는 통증이 오니 밤이 되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한약을 먹어 보고 부적도 써 보고 무당을 데려다 굿까지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이웃에서는 신병(神病)에 걸렸다며 수군거리는 속에서 저는 몸과 마음이 말할 수 없이 괴로웠습니다.
아픈 저를 대신해 군산에 계시던 친정어머니가 저희 집에 오셔서 살림과 아이 돌보는 일을 도와주셨습니다. 군산에서 장로교회에 다니셨던 어머니는 박태선 장로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시며, 박 장로님 예배에 참석하면 제 병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전도관에 다니는 교인 분들을 저희 집에 모셔 와 저도 같이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열 명 남짓한 교인 분들은 힘차게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불렀는데, 교회에 다닌 적이 없었던 저는 어색하게나마 따라 불렀습니다. 그렇게 한참 찬송을 부르는 중에 갑자기 백합화 향기같이 좋은 향기가 아주 진하게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향기가 어디서 나나 하고 앉아 있는 분들을 유심히 살펴봤지만, 모두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로 화장도 안 하시고 향수도 뿌리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 좋은 향기는 계속해서 맡아지는 것이 아니었고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졌다가 또다시 진동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교인 분들이 하는 말이, 이틀 뒤에 박 장로님께서 원효로전도관에서 예배를 인도하신다며 참석해 보라고 권유했습니다. 저는 친정어머니와 어린 아들과 함께 그 예배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예배에 가기 전 제가 빙판 길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손목을 삐어 퉁퉁 부어오르고 아팠는데, 임시로 팔에 나무 판을 대어 붕대로 싸매고 전도관으로 향했습니다.
원효로 3가에 위치한 전도관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여 와 자리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 속을 겨우 비집고 들어가 앉았는데 예배실에 들어오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창밖에 서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후 박 장로님께서는 그 많은 사람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으시고 안수해 주셨습니다.
박 장로님의 손이 제 머리에 닿는 순간, 마치 커다란 불덩어리가 가슴에 들어오는 것처럼 아주 후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붕대를 감고 있는 제 팔도 안찰해 주셨습니다. 퉁퉁 부어올랐던 손목은 안찰을 받은 후 부기가 다 빠지고 통증도 말끔히 사라져 다치기 전과 다름없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녁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어깨를 누르는 증상도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온갖 방법을 다 써도 낫지 않던 병이 박 장로님께 안수를 받은 후로 언제 아팠었나 싶게 깨끗이 나았습니다. 가족들이 좋아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건강을 되찾은 저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친정어머니와 함께 이만제단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매일 눈을 뜨면 이만제단에서 은은하게 울려 나오는 음악 종소리를 들으며 새벽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하나님께서 단에 서셨을 때 강대상 주위가 뽀얀 안개 같은 것으로 뒤덮인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슬과 같이 내리는 은혜라고 했습니다. 또 한번은 새벽예배를 마친 후 눈 안찰을 해 주셔서 안찰을 받고 돌아올 때 어찌나 기쁘고 즐겁던지 그 기분을 무어라 형용할 수가 없었고, 집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다리가 땅에 닿는 것이 아니라 둥둥 떠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전에는 한 번도 맛보지 못했던 즐거움이 가득히 차올라 매일 매일이 새롭게 느껴졌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살아오면서 이렇게 기쁜 적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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