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철야기도를 하고나니 어느새 내 병은 완치돼 있어

임종희 권사(1)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169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저는 1923년 황해도 안악군 은흥면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장로교회에 다니는 속에서 저도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녔으며, 장성한 후에는 장로교인과 결혼을 했습니다. 6·25 전쟁 중에 인천으로 내려온 저희 가족은 시내에 있는 장로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오셔서 육신의 병도 고치고 마음의 병도 고치십시오’
1955년 남산집회 신문광고를 보며 ‘여기 가면 내 병이 나을지도’
집회 장소인 남산 광장에 가니 엄청난 규모의 천막이 보여

1953년경 저는 갑자기 열이 나면서 보름이 넘게 불덩어리가 된 것처럼 앓은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 보니 폐결핵이라는 진단이 나와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며 몸에 좋다는 것도 구해 먹었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쇠약해질 뿐이었습니다. 저는 간단한 집안일도 몹시 힘에 부쳐서 식모를 두어 살림을 돌보게 했습니다. 2년이 다 되도록 병세는 계속 악화되어 미열과 두통으로 자리에 드러눕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상황까지 되었습니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걸어 다니는 것도 힘들어진 저는 어떻게 하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지 막막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1955년 같은 교회에 다니는 권사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즈음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분이 집회를 하시는데, 그분이 집회하는 곳마다 은혜가 내리고 아주 좋은 향기가 진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저는 그분 말이 믿기지 않아서 공연한 이야기라 생각하며 한 귀로 흘려버렸습니다.
그로부터 얼마가 지난 3월 어느 날, 외출했다 들어온 남편이 신문 광고를 보여 주었는데, 서울 남산에서 박태선 장로님의 부흥집회가 열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전에 권사님이 이야기하던 그분이구나 생각하며 광고를 봤습니다. ‘여러분 오시어서 육신의 병도 고치시고 마음의 병도 고치십시오.’라는 문구를 읽으면서 ‘이 집회에 가면 내 병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도 낫지 않은 병이기에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집회에 참석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는 열흘 동안 열리는 그 집회에 계속 참석하기 위해 쇠약한 몸을 추슬러 필요한 것을 준비했습니다.

집회 장소인 드넓은 남산 광장에는 엄청난 규모의 천막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저는 이왕이면 앞자리에 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을 비집고 앞으로 들어갔습니다.

등단하신 박태선 장로님은 새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신 단정한 차림으로 얼굴이 환하게 빛나는 신사 분이었습니다. 찬송을 인도하시기 전, 성경 시편에 보면 손뼉을 쳐서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구절이 있다고 하시며 모두 손뼉을 치면서 찬송을 부르자고 하셨습니다. 장로교회에서는 손뼉 치며 찬송을 부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어색해하며 따라 불렀습니다.

한참 찬송을 부르는 중에 어디선가 백합화 향기 같기도 하고 라일락 꽃 냄새 같기도 한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바람처럼 불어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저는 ‘여기가 산이라서 이런 꽃향기가 나는가 보다.’ 생각하며 계속 찬송을 불렀는데, 이번에는 무엇을 태우는 것 같은 독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소뼈가 타는 역겨운 냄새를 맡아 봤지만 그 냄새보다 더 지독하여 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 냄새를 견딜 수가 없어 수건으로 코를 꽉 막고 찬송을 부르다가 한참 후에 보니 어찌 된 일인지 지독한 냄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그렇게 타는 듯한 냄새와 좋은 향기가 번갈아 맡아지니 저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는데, 설교 말씀 중에 그 향기로운 냄새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이며 지독한 냄새는 내 속에 있는 죄가 타는 냄새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아, 내가 맡은 향기가 은혜구나. 독한 냄새가 죄가 타는 냄새구나.’ 생각하면서, 그 전에 권사님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가 사실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찬송을 부르고 낱낱이 깨우쳐 주시는 말씀을 듣는 것이 어찌나 재미있고 즐거운지 예배에 온 마음과 생각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콩나물시루 같은 집회장에서 열흘이나 철야를 해도 피곤한 느낌이 전혀 없었고, 제가 폐병을 앓아 집회에 오기 직전까지 병석에 누워 지냈다는 것이 저 자신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안수받고 예배를 드리면서 ‘내가 이제 병이 나았구나.’ 하는 생각도 없이 다 나아 버린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장로교회에 다닌 저였지만 남산 집회에서 체험한 은혜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 후로 장로교회와는 점점 멀어졌고 하나님 집회가 또 열리는지 알아보는 것만이 저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계속>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