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집회장에 이슬성신이 뽀얗게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유옥례 권사(1) / 소사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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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28년 전라남도 무안군 현경면 평산리에서 1남 3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습니다. 자라는 동안 교회에 다녀 본 적이 없었던 저는 열여덟 살에 독실한 장로교 집안으로 시집가면서부터 장로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매일 새벽예배에 빠짐없이 다니면서 교회의 새벽종 치는 일과 헌금 관리를 맡아 보게 되었고 남편은 신학 공부를 한 후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했습니다.

폐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남편은
박장로님 집회에서 신기한 은혜가 내린다는 소문에
꼭 참석해보고 싶다더니 설교 말씀이 아주 인상 깊었다고

그러던 1955년 12월이었습니다. 당시 남편이 폐병을 앓게 되면서 광주 제중원(現 광주기독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남편이 온다는 연락도 없이 불쑥 집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병원에서 외출 허가를 받아 광주에서 열린 부흥집회에 참석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 집회는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유명하신 분이 인도하는 것으로, 남편은 전부터 “박 장로님 집회에서 신기한 은혜가 내린다.”라는 소문을 듣고 꼭 참석해 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집회에서 남편은 박 장로님의 설교 말씀이 아주 인상 깊었던지 저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집회 내내 박 장로님께서는 “죄로 말미암아 죽게 된 인간이 죄를 씻으면 영원한 천국에서 살 수 있다.”라는 것을 강조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보름 후에 목포에서 박 장로님 집회가 열린다더라.” 하면서 같이 가 보자고 하여 저도 함께 가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등단하신 박 장로님은 키가 훤칠하고
맑은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계셔
힘차게 인도하시는 찬송을 따라 하는데
한번도 맡아보지 못한 향취가 진동해

집회가 열리는 날 저는 남편을 따라 목포의 집회 장소로 향했습니다. 천막을 쳐 놓은 집회장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서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간신히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단상에는 젊은 신사 분이 북을 치며 찬송을 인도하고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이 ‘박태선 장로님께서 오시기 전까지 목사가 준비 찬송을 인도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북소리에 맞춰서 손뼉을 치며 힘차게 찬송하는 모습은 장로교회에서 느릿느릿 찬송하는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그 속에서 저도 처음으로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불렀습니다.

얼마 후 목사는 “이제 곧 박 장로님께서 도착하십니다. 마음의 준비 하셔서 은혜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하고 단에서 내려갔습니다. 잠시 후 등단하신 박태선 장로님은 키가 훤칠하신 신사 분으로 희고 맑은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계셨습니다. “마음 문 여세요. 다 같이 찬송합시다.” 하시고는 “나의 기쁨 나의 소망 되시며 나의 생명이 되신 주~” 하는 찬송을 힘차게 인도하셨습니다. 저도 소리 높여 찬송을 따라 불렀는데 어느 순간 아주 향긋하고 좋은 냄새가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냄새지? 화장품 냄새인가?’ 하며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화장한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고 그처럼 좋은 향기는 이전에 한 번도 맡아 보지 못한 냄새였습니다. 그 향기는 어느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가 찬송을 부르고 있으면 또 어디선가 날아와 진하게 맡아졌습니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박태선 장로님 집회에서는 좋은 향기를 맡을 수 있으며, 그 향기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의 향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구나. 나도 은혜의 향기를 맡았나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향기를 맡고부터 온몸이 가볍게 느껴지면서 손뼉을 치는 것도 제가 팔을 움직여서 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기계가 자동으로 돌아가듯이 저절로 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로도 저는 집회장에서 좋은 향기를 자주 맡을 수 있었는데, 어떤 때는 상큼한 과일 향기가 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참기름을 쏟아부은 듯 아주 고소한 냄새가 나기도 했습니다.

새하얀 와이셔츠 차림의 박장로님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그분의 어깨 위로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찬란한 무지개가 생기는 것이 보여

박 장로님께서 찬송을 마친 후 설교 말씀을 하실 때였습니다. 새하얀 와이셔츠 차림의 박 장로님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박 장로님의 어깨 위로 찬란한 무지개가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둥그렇게 뻗어 있는 무지개의 빛깔이 참으로 곱고 아름다워서 무어라 형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는 ‘저게 뭘까?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며 무척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박 장로님 집회에서 신기한 은혜가 많이 내린다.”라고 했던 남편의 이야기가 떠올라 ‘하나님의 은혜가 내리면 저렇게 신기한 일도 있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설교를 마치신 후 “이 집회에서 병이 나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병 나은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세요.”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집회장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어났는데 그중 몇몇은 단상으로 올라가 박 장로님께 자신의 이야기를 말씀드렸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마이크를 잡으시고 “이 소녀는 말을 못 하는 벙어리였는데 말문이 트였답니다.” “이분은 앉은뱅이였는데 걷게 되었습니다.” 하고 말씀해 주셨고, 그때마다 집회장의 수많은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올렸습니다. 말문이 트인 소녀는 마이크에 대고 더듬더듬 찬송을 부르기도 했으며 앉은뱅이였던 남자 분은 단상에서 이리저리 걸어 보며 좋아서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습니다. 은혜를 받아 병이 나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박장로님이 말씀하시길 `지금 집회장에 이슬같은 은혜가 내리고 있다.
이슬같은 은혜로 사람들의 얼굴이 아름답게 폈으니
주변의 다른 사람 얼굴을 보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일주일 동안 열린 집회에 계속 참석했는데, 어느 날 천막 안에 안개와 같이 뽀얀 것이 가득 찬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때 박 장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지금 집회장에 이슬 같은 은혜가 내리고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슬은혜가 한없이 내려서 사람들의 얼굴이 뽀얗고 예쁘게 폈다고 하시며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의 얼굴이 화장한 것보다 더 뽀얗게 핀 데다 분홍빛 홍조를 띠어서 ‘정말 꽃이 핀 것처럼 예쁘구나!’ 하고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10년 동안 장로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부흥집회에 자주 참석했으나 이렇게 은혜를 직접 보고 체험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설교 시간마다 “죄를 씻음 받아 구원을 얻으라.” 하고 외치셨습니다. “내가 가는 곳마다 외치는 것은 성신을 받아 죄의 소멸함을 얻으라는 것입니다. 죄악이 소멸되지 못하면 천국에 가지 못합니다.” 하시며 지금 한없이 내리는 이슬 같은 은혜를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계속 들으며 꼭 은혜를 받아 천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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