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전문의 김효명 교수의 건강 칼럼(4)
안구건조증에 대하여우리 몸에는 점막으로 구성되어 있는 곳이 여럿 있다. 이들 점막은 자체 분비물에 의해 항상 마르지 않은 상태로 있기 마련이며 또 그래야만 정상적인 기능 수행도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눈이다. 눈의 가장 바깥쪽은 각막과 결막으로 되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점막층으로 구성되고 눈물에 의해 촉촉이 적셔져 있다. 만약 어떤 이유에서든지 눈물 분비가 적어져서 결막이나 각막이 마르게 되면, 건조감이나 뻑뻑한 느낌이 든다던지 혹은 이물감이나 쓰린 느낌을 느끼게 된다. 심하면 염증(사진)이 발생하게 되고 눈부심이나 시력 감소와 같은 증상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를 안구건조증, 혹은 건성안이라고 부른다.
안구건조증은 크게 눈물 분비가 줄어듦에 따라 발생하는 경우와, 안구 표면의 눈물이 대기 중으로 과다하게 증발되어 나타나는 경우로 분류된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되는 안구건조증의 주 원인은 눈물 분비 감소에 의한 것이다. 이는 우리 몸 어디도 그렇듯이 나이가 들면서 신체 곳곳에 노화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눈물 분비 기능도 자연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대개는 40대 이상에서 증상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며, 여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하여 폐경기 전후하여 증상이 심하게 된다.
눈물 분비량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라 하여도 눈이 큰 경우, 렌즈를 착용하는 경우, 눈꺼풀 염증이 있는 경우에서는 상대적으로 대기 중으로 증발이 많아지거나 렌즈에 눈물을 빼앗기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유발된다. 큰 눈이 젊었을 때에는 매력적이라고 좋아했을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오히려 안구건조증으로 불편할 수도 있으니, 신은 공평하신 것 같다. 컴퓨터나 TV 시청과 같이 무엇을 집중해서 보게 되면 평소보다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들게 되어 안구 건조감을 느끼게 된다. 과거에 비해 젊은 안구건조증 환자가 요즈음 늘어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경우 치료 원칙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부족한 눈물을 외부에서 보충하여 주는 것이다. 즉 눈물 성분과 흡사하게 만든 인공 눈물을 눈에 점안하는 것이다. 시중에는 여러 종류의 인공 눈물이 있는 데 환자에 따라 편해하는 약물이 다를 수 있어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약제를 의사와 상의하여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통은 하루 4-6차례 정도 점안하게 되는데 이보다 더 자주 점안이 필요한 경우라면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사용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약제가 함유하고 있는 방부제에 의해 오히려 염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치료 원칙은 증발을 막아 주는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동안 에어콘이나 히터 바람이 눈 쪽으로 불어오지 않게 하고, 집안이나 사무실에 적당한 습도를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바람이 부는 날 외출할 경우에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조금 도움이 된다. 또 독서나 컴퓨터 작업을 할 때에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 줌으로써 눈물로 안구 표면을 적셔 주어야 한다.
최근에 안구건조증에서는, 적은 눈물로 인하여 안구 표면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눈물 분비가 더욱 감소한다는 것이 규명된 다음, 안구 표면 염증을 치료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안구건조증 치료 방법이라고 알게 되었다. 가장 강력한 항염증 안약은 스테로이드 제제이지만 부작용이 심할 수 있어서 사용에 제한이 많다. 이보다는 사이클로스포린 제제를 함유하는 레스타시스라는 안약을 장기간(3~6개월 이상)점안하면 안구 표면에 염증이 완화되고 눈물샘의 염증도 줄어들면서 눈물 분비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 밝혀졌다.
과거에 비해서는 안구건조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안약 종류가 많이 다양해졌고 적절하게 치료를 하면 증상 완화에 많은 호전이 있으므로 안구건조증 환자에게는 희소식이라고 보인다.
/고대안암병원 안과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