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비극의 대명사가 된 가톨릭 미혼모 시설

발행일 발행호수 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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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의 새로운 3부작 다큐멘터리 “사라진 아이들(Missing chiledren)”의 한 장면

유아 사망, 불법 입양, 실종 등
토픽의 새 다큐시리즈에서 다뤄

스트리밍 미디어 서비스업체 토픽이 새로운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내놨다. 토픽의 새로운 3부작 다큐멘터리 “사라진 아이들(Missing Children)” 시리즈는 아일랜드 투암의 미혼모 시설에서 발생한 의심스러운 유아 사망, 암매장, 불법 강제 입양 및 수많은 실종 아동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아일랜드 투암에 위치한 봉 세쿠르 모자의 집은 아이를 출산한 젊은 미혼모와 그 자녀들을 지원하기로 되어있는 미혼모 시설이었다. 이 곳은 1925년부터 1961년까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를 모토로 로마 가톨릭의 봉 세쿠르 수녀회가 운영해왔다. 그러나 한때 활기를 띠며 운영되던 봉세쿠르 모자의 집은 이제 아일랜드 비극의 대명사가 되었다.

2014년, 봉 세쿠르 모자의 집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수녀들이 수십년 간 아이들을 정화조에 암매장했다는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역사학자 캐서린 콜린스로, 모자의 집에 대한 사망기록을 조사하다가 집단 암매장지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었다. 결국 조사위원회가 꾸려져 정화조를 발굴하기에 이르렀는데, 그 결과 800여 명의 어린이 유골이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그러나 충격적인 이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다.

조사위원회는 당시 봉 세쿠르 미혼모시설의 영유아 사망률이 비슷한 시설의 두 배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게다가 시설에서 어머니의 동의를 받지 않고 아이들을 불법 입양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어머니와 헤어져 입양 가정으로 팔려갔다. 그 중 한명이었던 생존자 패트릭 노튼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954년 이 시설에서 태어난 노튼은 나중에 자신의 친 어머니를 찾게 되었다. 그의 친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믿을 수 없겠지만, 나는 결코 너를 입양보낸 적이 없었다. 절대로 너의 입양을 허락한 적이 없다” 라고 말했다. 노튼의 어머니는 어느날 아침 노튼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녀는 아들을 찾아 미친 듯이 돌아다니다가, 노튼을 안고 있는 수녀를 만났다. 그러나 수녀는 그녀의 질문을 무시하고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노튼은 두 번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노튼은 “생모가 양부모에게 서명한 서류를 보고 싶습니다. 저는 그 종이 한 장을 원할 뿐인데, 그 누구도 저에게 그것을 주지 않았습니다.”라고 했다.
한때 그 시설에 같이 살았던 노튼의 동생도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그의 가족들은 노튼의 동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혹시 그가 집단으로 암매장된 아이들 중 한 명인지 알고 싶어한다.

2021년 아일랜드 투암의 봉 세쿠르 미혼모 시설에서 발생한 영유아 방치와 학대에 관한 최종 보고서가 나오자, 봉 세쿠르 수녀회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위원회의 보고서는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을 배척하고, 침묵하고, 소외시켰던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난을 겪었고, 그들의 삶과 죽음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그 슬픈 역사에 우리 봉 세쿠르의 수녀들도 가담했습니다.
우리는 시설에 온 미혼모와 아이들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그들에게 고난과 외로움, 그리고 끔찍한 상처를 주는 체계였습니다. 특히 시설에서 사망한 영유아들이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매장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한편, 조사위원회는 투암 외에도 아일랜드 전역의 가톨릭 미혼모 보호시설에서 어린이들이 학대 및 방치로 목숨을 잃은 사실을 밝혀냈다. 심지어 아이들 2000여 명이 백신 실험에 이용되기도 했다. 이 역시 어머니들의 동의를 받지 않거나 정신 질환이 있는 미혼모의 아이를 실험에 동원했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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