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천막집회의 현장을 가다(2) 영등포집회

① 문명아권사가 영등포집회 천막이 쳐있었던 자리로 생각되는 빌딩숲을 가리키며 당시의 상황을 전해주고 있다. ② 1958년 여의도 모습. 붉은 점이 지금의 63빌딩 자리이다. ③ 1955년 영등포집회의 모습. 천막 사이로 강한 빛이 들어오는 것으로 봐서 낮 집회를 인도하신 것으로 보인다.

워낙 많은 사람이 모였던, 그래서 당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하나님의 남산집회에 이어 1955년의 두번째 천막집회인 영등포집회에 대한 기억을 찾아본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영등포집회라고 말하는 집회장소는 지금의 여의도다. 지금의 여의도는 우리나라 주요 방송사가 있고, 굵직한 기업체 및 정당, 그리고 국회가 자리잡고 있는 우리나라의 ‘맨하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터이나 1955년의 여의도는 허허벌판 넓은 백사장이었다.
 
집회가 열렸던 기간이던 4월 28일에 여의도를 찾았다.
 
당시 영등포집회에 대한 광고를 동아일보에서 볼 수 있다. 동아일보 1955년 4월 27일자 3면 광고란에 보면 “오시라 보고 믿으시라! 불의 사자 박태선 장로 심령 대 부흥회”라 하여 4월 27일 오후 7시부터 5월 6일 아침까지 10일간 여의도 비행장 서편 모래사장에서 열리며 ‘주최’는 영등포 장로연합회라고 적고있다.
 
먼저 궁금했던 부분은 ‘여의도 백사장에서 천막집회를 하셨는데 왜 영등포 집회라고 했을까’ 였는데 아마도 영등포 장로연합회에서 주최를 하다보니 영등포 집회가 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궁금증은 문명아권사(76.서울 화곡교회)를 만나면서 풀어졌다. “예전에는 김포공항 있는데서 노량진까지 그냥 다 영등포라고 했어요. 나중에 교인들이 많아지면서 신길동에 4중앙을 짓고 공항 쪽을 갑구, 나머지는 을구로 나누었지요.” 휴전이후 당산동에서 살았던 문권사는 여의도에 살던 교인을 늘 심방 다녀서 개발 이전의 여의도에 대한 기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다.
 
“환자들이 많이 낫는다고 소문이 자자했어요. 같은 교회에 다니던 이웃들과 구경삼아 집회가 열리는 기간에 큰아이를 등에 업고 집회장을 찾아가봤지요.
 
점심을 먹고 찾아갔는데 제가 찾았던 때는 마침 집회와 집회 사이의 쉬는 시간이었었나봐요. 천막에 사람들이 드나드는 입구가 여럿 있었는데 제가 열어본 곳은 앞쪽이었어요. 들췄더니 조금 높게 단상이 보이고 단상에서 보면 왼편에 환자들이 누워 있었어요. 환자는 또 그렇게 많고 냄새가 어찌나 나던지 ‘에이 냄새가 고약하네’하고 들춰봤던 천막을 내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이후 문권사는 서울 제2운동장집회에 참석하여 은혜를 받았다.
 
영등포집회에서 많은 병자들이 병고침을 받았는데, 소경이 눈을 뜨고 벙어리가 말을 하는 모습을 집회기간에 목격한 최재효승사(78.기장신앙촌)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원래 벙어리였던 아가씨가 이 집회에서 말문이 트였다고 했습니다. 박장로님께서 그 아가씨에게 찬송가를 펴 주시며 불러 보라고 하셨습니다. 아가씨는 ‘저 좋은 낙원 이르니 ~’하는 찬송을 부르는 것 같은데, 발음은 마치 외국 사람이 한국말을 하는 것처럼 혀가 꼬부라지는 소리였습니다. 이전에 찬송가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을 그 아가씨는 곡조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원래 음과 하나도 맞지 않게 불렀습니다. 그래도 그 아가씨는 난생처음 듣고 말하게 된 기쁨으로 신나게 찬송을 불렀으며 그 자리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도 손뼉을 치며 기뻐하였습니다.”
 
1971년 신앙신보사에서 냈던 <흰돌>이란 책에 보면 “확실히 보고 체험했다”란 제목으로 윤재민(작고) 신앙촌 전 노천회장의 체험담이 실려있다. 거기에 보면 “영등포 사장에서 부흥집회가 있었습니다. 500여평 천막 가설 공사 하는데 6일간 걸렸습니다. 저는 부흥집회에 협조하는 심정으로 자발적으로 5일간 천막가설 공사에 무료로 봉사작업 했고, 또 우리집의 가마니도 갖다가 좌석에 깔았습니다.
 
부흥회 시작된 수일 후 저는 박장로님과 말씀하고 싶어 방문을 했습니다.” 가서 안찰을 받게 된 윤권사는 “안찰을 하신 후 저에게 ‘죄짓지 말라’고 하신 후 ‘이번에 천막 치느라고 수고 많이 했습니다.’라고 치하의 말씀을 하셔서 놀랐습니다.”라고 했다. 또 수많은 병자들이 고침을 받은 이야기를 하며 “또 어떤 미국 선교사는 병 나은 사람들을 한 곳에 집합시켰는데 그 모인 사람 중에 한 소년은 비뚤어졌던 발이 바로 선 것을 그 선교사에게 보였는데 저도 그 소년의 발 나은 것을 보았습니다.”라고 했다.
 
송혜영기자news-song@theweek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