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가 피는 것을 제 눈으로 확인하니 참으로 놀랍고 신기해

집회가 끝난 후 저는 수원제단에 다니며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제단에 처음 나온 저를 어른 분들이 한식구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셨기에 제단에 가면 항상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권사님들과 같이 심방을 다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전도하는 것이 하루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전도할 때 저는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전도관에 나와 보세요. 은혜를 받으면 마음이 참 편하고 좋아요.” 하고 권유했습니다. 하루는 발안리에 사시는 교인 분의 집을 심방하기 위해 논둑길을 걸어가는데, 너무도 향긋하고 달콤한 향기가 진동하는 것이었습니다. 논 주변을 둘러보아도 그런 냄새가 날 만한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가슴 가득히 기쁨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은혜를 주시는구나!’ 하며 마음속으로 감사를 드렸습니다. 전도를 하기 위해 바쁜 걸음을 옮기며 즐겁게 찬송을 불렀던 그때. 그 순간 저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 후 수원제단에 다니는 김경순 권사님의 남편이 돌아가셔서 입관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생명물로 시신을 깨끗이 씻긴 후에 봤더니, 온몸이 노긋노긋하여 시신의 손을 잡고 움직이자 팔 전체가 자유자재로 움직일 정도였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시신이 장작개비처럼 뻣뻣하게 굳어지며 그 굳은 팔다리를 꽁꽁 묶는 것을 보았기에, 산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노긋노긋한 시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고인은 폐병을 앓다가 돌아가신 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얼굴이 뽀얗고 곱게 피어 있었습니다. 저는 제단에 다니면서 시신이 은혜를 받아 아름답게 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때 비로소 제 눈으로 확인하면서 ‘과연 하나님의 권능이구나!’ 하며 참으로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그 후 1958년 2월, 경기도 부천에 소사신앙촌이 한창 건설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저는 신앙촌 건설대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건설대에 자원하게 되었습니다. 치마저고리 차림으로 신앙촌에 갔던 저는 작업복으로 나눠 주신 멜빵바지와 남방을 입고 벽돌을 쌓는 연와반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건설대원들은 건설 작업을 분업하여 각 반별로 일했으며, 기초공사와 같이 힘든 일을 할 때는 모든 반이 다 함께 협동하여 작업을 했습니다.

신앙인의 마을을 건설하는 그곳에는 하루 종일 찬송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열심을 다해 일하면서,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도 ‘언니’라고 부르며 존중해 주었습니다.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이 땀방울을 쏟으며 일하는 순간이 참으로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1962년에 덕소신앙촌이 건설되고 1970년 기장신앙촌이 건설될 때까지 저는 계속 건설대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기장신앙촌 부지는 갯벌과 논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건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산의 흙을 깎아 건설 부지를 메워야 하는 등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건설 기간 동안 하나님께서는 매일 아침 작업복 차림으로 현장에 오셔서 저희와 함께 일하시며 공사를 진두지휘하셨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건설에 사용할 자갈에 흙과 모래가 많이 섞여 있어서 물로 씻어 내는 작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굵은 호스로 물을 세차게 뿜어서 자갈을 씻어 낼 때 하나님께서는 직접 호스를 어깨에 메시고 자갈을 씻으셨습니다. 물살이 세고 호스 자체도 물렁물렁하여 잡고 있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는데, 허리 한 번 펴지 않으시고 그 일을 계속하셨습니다. 신앙의 터전을 일구어 주시고자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리셨던 하나님. 신앙촌의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하나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그 크신 희생과 사랑으로 신앙촌은 아름답게 건설되었습니다.

그 후 1974년 제 나이 서른여덟 살 되던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수예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온몸에 기운이 빠지며 살결이 누런빛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입맛이 없어서 두 달 동안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출근도 못 한 채 누워 있는 저를 보고 의무실 원금덕 선생님이 황달에 걸린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즈음 하나님께 안찰을 받게 되었는데, 옆에 있던 원 선생님이 “황달에 걸렸습니다.” 하고 말씀드리자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래?” 하시고는 안찰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안찰을 받고 집에 돌아온 그때부터 입맛이 돌면서 밥을 먹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마침 그날 어느 권사님이 김을 가지고 병문안을 오셨기에 그 김을 구워서 밥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점점 기운을 차리게 되었으며, 누런빛을 띠던 살결도 제 색으로 돌아와서 언제 황달이 있었나 싶을 만큼 깨끗이 낫게 되었습니다.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너무도 고맙고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그 후 한일슈퍼와 국밥집에서 근무했던 저는 현재 양로원에서 일하며 어른 분들의 식사 준비를 맡고 있습니다. 기장신앙촌 양로원에서는 아흔이 넘은 분들도 건강하게 지내시는데, 저는 매일 정성껏 음식을 만들면서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마음속으로 기도드립니다.

제가 하나님을 처음 뵙고 지금까지 신앙촌에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볼 때면 얼마나 큰 복을 받은 것인지 다 형언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롭고 어두웠던 마음에 환한 빛을 비추어 구원의 길을 알게 하신 하나님. 가르쳐 주신 대로 자유율법을 지키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싶은 소망뿐입니다. 오늘도 이른 새벽에 하루를 시작하며 성신의 은혜로 함께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영원한 그 세계를 바라보며 힘차게 이 길을 나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