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우와 산사태 대비책

김민식 / 사방협회 실장, 농학박사
발행일 발행호수 2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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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김민식 / 사방협회 실장, 농학박사

지난 7월27일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서울시 서초구 우면산을 중심으로 대규모 산사태 발생에 따른 토석류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7일 오전 0시부터 23시까지 서초구 392㎜, 강남구 296㎜, 관악구 260㎜ 등 물폭탄이 쏟아졌다.

산사태(山沙汰)란, 지진이나 강우에 의해 산지사면의 토괴(흙덩이)가 응집력을 잃어 일부 또는 전체가 급속히 무너져 내리는 현상을 총칭하며, 인간생활권에 큰 피해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산지 토사 재해이다. 산사태의 발생요인은 지질, 지형, 토질 및 임상 등의 소인(素因)과 강우, 융설, 지진 및 인간활동의 영향 등의 유인(誘因)으로 구분되며, 산사태는 이 두 요인간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최근에 발생하는 국지적인 집중호우는 산사태 발생에 관여하는 주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산사태는 1980년대 연간 231ha발생하던 것이 2000년대 들어 667ha로 약 3배 정도 증가하였다. 즉, 매년 여의도 면적의 2.3배에 달하는 면적이 산사태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기상이변이 핫 이슈가 되기 시작한 2000년대에 들어서는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등으로 최악의 기상재해가 발생한 바 있으며, 2009년과 2010년도에도 부산과 서울의 도심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반도 내의 강우패턴의 변화에 따라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재해를 예방하고 억제하기 위해서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책적, 제도적인 면들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산림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조성하여 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산림정비사업, 즉 산지에 간벌 등 숲가꾸기 등의 실시와 유목화 우려가 있는 지장목 제거, 황폐지를 안정화된 건강한 산림으로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구조물대책으로, 사방댐, 산지사방공사, 황폐지 내의 유사지 설치 등 사방구조물에 의한 재해예방을 실시할 필요성이 있다. 즉 산사태 발생이 예상되는 지점에 사방댐 또는 일정규모의 골막이 등의 콘크리트구조물을 설치하여 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환경적인 시각이 중요시됨에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창덕궁의 건축양식인 산자락을 따라 건물을 골짜기에 안기도록 하는 한국 궁궐건축의 비정형적인 조형미 (정자, 연못, 수목, 괴석)를 가미한 한국적 ‘정원사방’을 시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셋째, 비구조물대책으로 토사재해경계구역 등의 지정과 방재지역지도 또는 재해위험지도(해저드맵)의 지정, 방재훈련 및 방재훈련체계의 정비 등이 필요하다. 현재 산림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산사태 위험지역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개발되어 있는 토석류위험예측지도 등과 같은 위험성을 경각시킬 수 있는 지도 등을 산기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교육시키고 인지시켜 본인들이 현재 생활하고 있는 지역이 산사태 위험지역임을 인식하고, 일정 강우이상의 강우량일 때는 긴급대피 또는 안전지대로의 이동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책을 강구함으로써 올바르게 자연현상을 평가하고 파악하는 것이 먼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이 바로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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