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부진 요인 분석과 시사점
김중관 / 동국대 교수, 한국중동학회 명예회장최근 우리나라 수출감소세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수출경쟁력 약화로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말부터는 연속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수출액이 급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 등의 체질 개선의 근본적인 처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적자원과 기술력을 제고하는 종합 수출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수출부진의 대외적 요인으로는 낮은 국제유가, 수출단가하락,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세 가지 요인 모두 단기에 극복되기 어렵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정체되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품목에서 중국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점이 향후 수출경쟁력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대내적 측면에서 우리 경제는 자원배분의 비효율 및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심화 등으로 성장 동력이 저하되고 있다. 구조적으로 수출주력 산업에서 고용보호 강화와 초고도 임금 등으로 노동시장이 경직되어 있으며, 산업간 노동이동도 유연하지 못하고, 제조업의 기반은 2000년대 초반 이후 거의 상실되어 가는 추세에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급락세는 세계경기 침체와 저유가 기조에 따라 수출물량과 수출단가가 동반 하락에 기인한다. 특히, 우리수출 산업의 구조적 측면에서 지나친 전략산업 개척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따른 제조업의 실종과 세계경기 변동에 민감한 자본재 등의 비중 확대는 수출 급락세를 확대시킨 추가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수출단가 문제는 원화가치 하락이 결정적인 요인과 더불어, 우리나라 수출품의 해외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효과도 부분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수출단가의 하락세는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존재하나, 세계경기의 침체가 지속되는 한 수출 수요의 부진으로 인해 전반적인 수출경기가 단기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출단가의 하락세는 어느 정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원유 등 원자재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일부 개도국에 대한 수출이 다소 회복될 수는 있지만, 수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단기적으로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주력수출 분야였던 플랜트 수출을 좀 더 전문화하여 국가별 사업발주 잠재력, 인프라 개발계획, 사업별 경쟁국가 혹은 경쟁기업의 수주동향 등을 주시하면서 시장기회를 전문적으로 포착하고 특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로 내수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 중국 등 주요 개도국의 소비재 및 서비스시장에 대한 비교우위 전략을 모색할 시점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출 기반 및 거시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상품의 다변화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고, 지속적인 시장 개발과 기존의 수출산업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의 안정화 정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