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메달의 가치

심의섭 / 명지대 명예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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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심의섭 / 명지대 명예교수

올림픽 정신은 ‘더 빨리(Citius), 더 높이(Altius), 더 세게(Fortius)라는 올림픽 구호에 잘 나타나 있다. 올림픽의 목적은 인종과 종교의 차별 없이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다.

올림픽은 이러한 숭고한 정신과 목적을 가지고 개최되지만 현실은 국가간의 국력과시나 개최국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기도 하였다. 나아가 올림픽은 스포츠 강국의 패권경쟁, 뮌헨 올림픽 테러, 냉전시대의 보이콧과 같은 정치화, 지나친 상업화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냉전시대 소련과 동구권은 올림픽을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여 체제경쟁을 과시하였다.
올림픽 헌장은 “올림픽은 선수 개인 혹은 팀 사이의 경쟁이지 국가 간 경쟁이 아니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같은 국가의 선수들끼리도 경쟁하기 때문에 국가별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그러나 메달순위 집계방식을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영국, 호주, 독일, 프랑스, 일본은 금메달 우선 방식으로 국가순위를 매긴다.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는 금은동을 합한 총 메달수로 순위를 적는다. 이밖에 새로운 메달집계방식도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면 메달에 따라 승점을 달리 합산하는 방법,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집계방법, 인구비례에 의한 메달 집계방식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올림픽 정신에 대한 도전은 메달경쟁 뿐만 아니라 지나친 상업화와 독점화, 강대국 위주의 종목 편성과 메달 수 편중, 편파 판정이나 오심 등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이 태극기를 들고 참가했던 최초의 하계올림픽은 64년 전인 1948년 런던 대회였고 최초의 한국의 메달은 1976년 몬트리얼대회 레슬링에서 양정모가 따낸 금메달이다. 이번 2012년 제30회 런던하계올림픽은 ‘하나의 삶’을 슬로건으로 하고 전 세계 203개국 10,5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여 301개의 메달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국은 당초 10개의 금메달을 따서 종합순위 10위 이내에 든다는 이른바 10·10전략을 수정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모처럼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러 가지 복잡하고 답답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글로벌 이벤트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쟁은 발전을 위한 좋은 선택’이란 말은 수긍하지만 공정하지 않은 경쟁, 천민자본주의와 우민화 전략에서 경쟁은 자유스러워야 한다. 금메달이 개인과 가문의 영광은 물론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지만 4년 동안 지옥훈련을 한 선수들을 생각하면 꼭 금메달에만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초기의 노메달 참가시대를 지나고 헝그리 정신으로 따는 메달도 사라지고 있다. 이제 우리가 선진 스포츠 강국에 동참하려면 메달분포도 사격, 권총, 태권도와 같은 종목에만 집중되지 않고 다방면에 분포되도록 하여 즐기면서 땀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여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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