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관계 개선으로 시험대에 오른 우리 외교

이지수 /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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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라와 나라사이의 관계는 어떠해야할까? 친일, 반미, 극일, 친미 같은 말들은 우리 귀에 너무나 익숙하다. 그만큼 우리는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적이냐 아군이냐는 이원론으로 보아 왔다. 하지만 관계란 것이 원래 그렇듯이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성숙한 태도일 것이다. 화를 적절히 내기도 하고, 웃음을 알맞게 지어줄 수도 있고, 흔쾌히 도와줄 수도, 긴요한 도움을 청할 수도 있어야 하는 것이 성숙한 관계다.

대개의 나라들은 똑같지 않은 법이다. 인구도 땅도 역사도 경제력도 다 다르므로 양국관계 역시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서로 다른 나라끼리의 관계는 고로 비대칭성을 기본으로 한다.

비대칭적인 관계는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첫째는 주고 받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국방력에서 도움을 받는 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도움을 주기도 한다. 둘째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르다는 점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는 것이 국제사회이다. 셋째는 나는 적이라고 느끼나 상대는 나를 적으로 대하지 않을 수가 있다. 넷째, A국가와의 관계와 B국가와의 관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다섯째, 안보에서는 친구인데, 산업에서는 경쟁자일 수도 있다.

이처럼 비대칭적인 외교관계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심해야 하는 것이 외교를 잘 꾸려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친한 것이 다가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엄중한 경고도 따끔하게 할 줄 알아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

우리는 중국을 상대로 북한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과의 평화, 통일을 이루는데 중국의 도움을 추구하는 대신 중국에게는 다른 댓가를 지불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평화와 통일이 중국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통일을 매개로 중국과 무엇을 주고 받는게 아니라 중국과 함께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중국에게 우리냐 북한이냐를 선택 강요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도 우리와도 잘 지내는 것이 이익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야한다. 나아가 우리 외교도 중국이냐 미국이냐의 양자 선택이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와 미국과의 관계는 다른 법이므로, 각각 다 적절하면 그만이다.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라는 우문은 유아에게나 통하는 법이다.

북중관계는 사실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점이 확실하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끼리의 혈맹관계였다면, 지금은 너무나 이질적인 나라이므로 도무지 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이 북한 카드를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일종의 지렛대로 장난질하고 있다는 추측도 무리가 아니다. 요는 우리가 그러한 중국의 태도에 일희일비할게 아니라 보다 성숙한 태도로 중국을 대해야 할 것이다. 자고로 관계는 적절한 게 중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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