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단상

김준경 / 세명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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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김준경 / 세명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지금 일본은 동북부 근해에서 발생한 규모 9.0이란 초대형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이어진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에 국가가 비상사태이다. 더구나 바람을 타고 주변국가로 확산되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로 인해 지진재해가 우리의 일상생활 근처로 아주 바짝 다가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는 도시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구의 밀집화, 원자력발전소 및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등 중요 기간시설들이 증가함에 따라 지진에 의한 재해로부터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현대사회의 다양한 기능은 통신, 수도, 전기, 가스, 철도 및 지하철 등의 생명선(Life-line)으로 밀접하게 구성되어 있는 바 이들 생명선의 일부가 파괴되면 전체 도시기능이 연쇄적으로 마비되어 순식간에 대재앙을 야기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지진이라는 자연현상은 지구 내부물질의 일부에 변형력이 지속적(시간)으로 그리고 집중적(공간적)으로 작용하여 암석들이 순간적으로 쪼개질 때, 이 지점에 국지적으로 모인 탄성에너지가 갑자기 방출되어 지진파가 발생(Elastic Rebound Theory) 되고 이러한 지진파가 지면에 도달하면 지표의 요동이 일어난다. 이러한 지진현상을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예지하는 것은 현대의 첨단과학 수준을 이용하더라도 객관성을 가질 정도의 수준에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어 거의 무작위적(random)인 자연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동북부 지진과 달리 한반도는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고 발생빈도도 작아서 중약진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다. 하지만 심각성의 정도가 문제이지만 지금까지의 한반도 지진활동에 상당한 변화가 있어 향후 한반도 지진활동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추측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이번 일본 동북부 초대형 지진과 이로 인해 야기되는 연쇄적 현상을 보고 몇 가지 단상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인간은 내부에서 끊임없이 자라나고 있는 자만심을 항상 경계해야 해야 할 것 같다.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의 비등형 원자로는 국내에서 운영중인 가압경수로형 및 중수로형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한 편이다. 규모면에서 예측이 되지 않았던 큰 지진이었지만 이러한 지진에 의해 발생된 지반진동과 쓰나미의 영향을 받고도 처음에는 지금까지 운영해 왔던 것처럼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여 초기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 방사능 피해는 그 특성으로 보아 공간적으로는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몇 개 현에 걸치는 넓은 지역에 그리고 시간적으로는 피폭받은 현재 세대(Generation)를 넘어서 몇 세대까지 초장기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번 원전사고도 인간의 자만심에 의한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일본의 국민의식이다. 비상생활용품을 받기 위해 학교 운동장에 꼬리를 물고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서, 물론 너무 단순한 비교는 큰 오해를 낳을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과연 어떠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든다. 일본 국민의 차분한 모습을 보고, 그렇게 쉽지는 않겠지만, 재난을 빨리 극복하여 건강한 이웃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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