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시단] 가을빛 물들 때 -순례의 노래 / 문병란
문병란 / 시인. 조선대 명예교수버릴 것 다 버리고
남을 것만 남은
정갈한 가을 나무들
제 자리 떠난 열매
큰 은혜이오니
뿌리는 자 거두고
가꾸는 자 향기론
거룩한 시온성 마음에 있다.
자신이 자신의 주인 된 자
욕심 비워 노예의 사슬 끊고
여기, 너와 나 우리 되어
같이 심고 더불어 꽃 피운
참 삶을 가꾼 이상촌
받드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
나머지는 버리는 마음이오니
믿는 자 주인 되고
주인 된 자 스스로
그 빛을 따라 사는 자
거룩한 임의 거두심이여.
가을 빛 물들 때
들 건너온 종소리
터 닦은 약속의 땅에
녹색의 기 세우고
갈고 닦은 옥토에
한 알의 밀
그 향기 썩어
고운 싹 틔운다.
이 시는 지난 11월 13일 신앙촌 추수감사절 행사에 참석한 시인이 신앙촌의 아름다움을 보고 쓴 시이다. 문병란 시인은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조선대 교수와 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1959~1963년 현대문학지에 외 3편 김현승 시인 추천으로 등단한 후 금요일의 노래 외 31권의 시집 및 15권의 산문집을 간행했다. 요산문학상, 제1회 조대문학상, 낙동강문학상 외 다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서은문학연구소 운영, 조선대 명예교수,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사장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많은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중시인이자 저항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