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졸지 마소서’

발행일 발행호수 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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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왕은 주변국들과의 전쟁에서 연전연승하여 이스라엘의 영토를 확장한 구약 시대의 영용한 군주로 기록돼 있다. 그리하여 기독교에서는 다윗 왕을 성왕(聖王)이라고 치켜세우고 그가 썼다는 시편(詩篇)을 영시(靈詩)라고 칭송한다. 그런데 그의 분식(粉飾)된 정체가 들통 난 것은 “하나님이여 졸지 마시고 나를 지켜주소서”라고 무심코 쓴 시 한 편 때문이었다. 이 한마디로 그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의지하여 위업을 쌓았다는 것이 가짜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하나님을 잠을 주무시는 하나님쯤으로 알았으니, 그는 진짜 하나님이 아닌 가짜 하나님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부하 장수 우리아의 아내를 강취하고 그 사실이 드러날까봐 우리아를 전쟁터로 보내 살해한 극악무도한 군주의 면을 보여 주었다.

무대는 다르지만 또 한 사람이 ‘주무시는 하나님’을 거론하여 세인을 실소케 하였다. 그는 다름 아닌 퇴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였다. 그는 퇴임 기자회견 석상에서 “재임기간 동안 여러 난제에 부딪혔는데 그 때 마다 기도해도 응답이 없어 신이 주무시는 줄 알았다”고 소회를 밝힌 것이다.

그가 찾은 신은 예수임이 틀림없는데 예수는 왜 그의 수제자인 교황의 애타는 기도에도 응답이 없었을까? 교황 뿐 아니라 요즘 기성교회에서 아무리 예수에게 기도해도 응답이 없어 가슴이 답답하다고들 한다는 소문이다. 그들이 신으로 믿는 예수는 도대체 어디로 실종했기에 답이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은 근래에 예수의 정체에 관해 쏟아져 나오는 여러 과학적인 평가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로마 병정 ‘판델라’의 사생자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가 결혼을 해서 자식을 두었다는 저서들까지 그의 신성(神性)은 부인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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