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

발행일 발행호수 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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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세계적 진화생물학자인 옥스퍼드대의 도킨스 교수는 그의 저서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에서 수많은 과학적 논증을 가지고 신이 없음을 입증하고 오히려 ‘만들어진 신’을 믿음으로써 인류사에 벌어진 인간의 참혹한 전쟁과 기아, 그리고 빈곤 문제들을 부각시켰다. 저자는 과학적 지식과 역사적 사례를 토대로 창조론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신’과 그 추종자들을 마음껏 조롱했다. 그는 “창조론에 따르면 우주의 모든 것은 초인적ㆍ초자연적 지성에 의해 의도적으로 창조됐다. 그러나 무언가를 설계할 정도의 창조적 지성은 진화 과정의 최종 산물일 터이므로 가장 진화한 존재인 창조적 지성은 우주에서 마지막에 출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주를 설계하는 일을 맡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만들어진 신’이 쓴 구약 성경의 우스꽝스러운 창세기가 과학자의 날카로운 분석에 여지없이 난도질당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또 이 책에서 토마스 아퀴나스, 안셀무스, 파스칼 등 ‘만들어진 신’의 존재를 옹호하는 인사들의 논증을 일격에 격파했다. 이런 논증들은 잘못된 믿음이 주는 환각이라는 것이고 무엇보다 저자는 그동안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에서 말하는 신이 사라진다면 이 사회가 오히려 더 희망적이었을 것이라며 그들 때문에 인간의 발전은 심각한 장애를 겪었다고 꼬집었다.

지난 2월 도킨스 교수와 영국 성공회의 수장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신의 존재’를 화두로 논쟁을 벌였는데 당연히 대주교의 일방적 참패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신이 창조주라면 왜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가”라는 질문을 한데 대해 대주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이날 대화는 창조주 하나님이 아닌 ‘만들어진 신’을 믿는 대주교에게 과학자가 승리한 것이지만 도킨스 교수 자신이 ‘만들어진 신’이 아닌 ‘존재하는 신’을 알았다면 그 자신도 신의 옹호자가 됐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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