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

발행일 발행호수 2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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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글과 언행이 국내외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기성교회의 장로인 문 후보가 일제의 36년 식민지배와 6·25 전쟁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제 지배는 ‘게으른 이 민족에게 시련을 주기 위해서’, 6·25 전쟁은 ‘이 민족이 미국을 붙잡게 하기 위해서’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의 이와 같은 ‘하나님의 뜻’ 타령을 두고 그의 개인적인 역사관이나 민족의식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할 일은 아니다. 문 후보의 사고의 뿌리는 기독교인데 기독교의 교리 자체가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예수를 믿는 순간 모든 죄를 사함 받고 의인이 된다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 교리이다. 이와 같이 구원을 얻을 자는 이미 만세전에 택정(擇定)함을 받았다고 믿다보니 이렇게 하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요 저렇게 되는 것도 모두가 ‘하나님의 뜻’일 수밖에 없다. 무슨 짓을 해도 구원을 받게 해주시는 것이니 심지어 죄를 짓는 것까지 ‘하나님의 뜻’이 된다. ‘하나님의 뜻’이야말로 기독교인들이 무엇에나 갖다 붙일 수 있는 편리하고 유용한 핑계거리 관용어가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돌리는 기독교 문화는 인간의 자주적인 의지와 노력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인데 무엇 때문에 힘들게 노력하고 애를 쓸일이 있는가? 이런 잘못된 교리로 말미암아 종교로서의 기독교 자신뿐만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까지 부패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탓으로 돌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자신의 자유의지와 노력으로 현재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가장 귀하다. 모든 사람이 오늘보다 내일을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하나님의 뜻’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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