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신부
로마 교황청이 악령을 쫓아낸다는 사제의 퇴마 행위를 공식으로 인정했다. 교황청은 최근 사제 250명이 가입돼 있는 국제퇴마사협회를 정식으로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퇴마에 관심이 많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전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교황은 지난해 악령이 들렸다는 신도의 머리에 두 손을 얹고 기도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자신이 퇴마 행위를 직접 행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퇴마 행위라는 것은 마귀에 씌운 사람에게서 마귀(魔鬼)라는 신을 퇴치한다는 것인데 종교적으로 보면 그것은 마귀의 상대적인 신인 성신(聖神)으로써만 가능한 것이고 또 그렇게 될 때만 진정한 퇴마가 된다. 그런데 성신은 죄를 완전히 씻은 의인에게서만 나갈 수가 있고 그렇지 못한 인간에게서는 성신이 아닌 마귀의 신이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퇴마의 실체는 결국 퇴마사에게서 더 힘이 센 마귀가 나가서 힘이 약한 마귀를 구축하는 것이 된다. 비유하자면 경찰이 도적을 잡아야 하는데, 엉뚱하게 경찰이 아닌 깡패가 도적을 잡는 것과 같다. 퇴마사가 신부든, 목사든, 승려든, 무당이든 간에 또 무슨 기도문을 외우든, 진언을 중얼거리든, 무슨 부적을 쓰든 간에 그들에게서 성신이 나올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이 이미 마귀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에서도 전에는 신부가 퇴마사가 되는 것을 천하게 여겨서 엄격히 통제했는데 웬일인지 프란치스코가 부임하면서 퇴마 제도 적극 지원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구원의 본질을 아는 종교라면 퇴마 행위와 같은 짓을 종교의 수장이 지지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자신부터가 마귀임을 깨닫고 그것을 벗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구도의 기본인 것을 안다면, 타인의 마귀를 물리치겠다고 나서는 얼빠진 종교인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