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는 일어나라’ 외치시니 장님이 눈을 뜨고 벙어리가 말을 해

박정순 권사(1) / 덕소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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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9년 전라남도 장성군 진원면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저희 집은 일제시대에 아버님이 독립운동을 하러 떠나신 뒤로 어머니 혼자 어렵게 생계를 꾸리셨습니다. 그 후 6.25 전쟁이 일어나 오빠가 국군으로 징집되자 저는 오빠가 염려되어 항상 걱정과 불안 속에서 지냈습니다. 열여섯 살 때부터는 장로교회에 다니면서 오빠가 무사하기를 기도했으며, 전쟁을 겪으면서 불안했던 제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던 1955년 11월, 제가 광주에서 빵 공장에 다니며 시내 장로교회에 다니던 때였습니다. 주일예배 시간에 목사가 광고하기를,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분이 광주공원에 오셔서 일주일 동안 부흥집회를 하신다고 했습니다. 목사는 박 장로님이 아주 유명하신 분이라면서 “한 사람도 빠지지 말고 다 같이 집회에 갑시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목사의 이야기를 듣고 그 집회에 꼭 참석하고 싶어서 공장 근무를 마친 후 곧바로 집회장을 찾아갔습니다.

찬송을 부르면서 맡았던 좋은 냄새가
아무래도 향수 냄새는 아니다 싶었는데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하나님이 주시는 향기를 맡았구나!’

집회가 열리는 광주공원에는 천막을 쳐 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뒷자리에 앉으면 설교 말씀이 잘 들리지 않을 것 같아서 저는 사람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 단상과 가까운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그곳에 양복 차림의 신사들이 많이 있어서 아마도 목사나 장로들인가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후 박태선 장로님께서 단상에 올라오셔서 힘차게 찬송을 인도하셨는데 ‘나의 기쁨 나의 소망 되시며 나의 생명이 되신 주~’ 하는 찬송을 부를 때였습니다. 어디선가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아주 향기롭고 좋은 냄새가 진하게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옆에 앉은 신사 분들이 좋은 향수를 뿌려서 이런 냄새가 나는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향기는 계속해서 맡아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가 다시 바람처럼 ‘삭-’ 하고 지나가며 진하게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상하다. 아무래도 향수 냄새는 아닌 것 같은데 이게 무슨 향기일까?’ 하고 궁금해졌습니다. 찬송이 끝난 후 박 장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지금 집회장에서 향기를 맡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향기는 땅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향기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나도 하나님이 주시는 향기를 맡았나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은혜를 받았다가도 죄를 지으면 은혜는 떠나고 맙니다.
은혜를 간직하려면 마음과 생각으로도 죄를 짓지 않아야 합니다.`

박 장로님께서 설교를 마치시고 내려가시자 신사 분들이 한 명씩 등단하여 박 장로님께 은혜를 받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중에 최창순 박사라는 분은 다리가 세 동강으로 부러져서 병원에 입원했다가 박 장로님께 안찰을 받고 곧바로 나았다고 했습니다. 또한 박 장로님 집회에 와서 향기를 맡고 은혜를 받았다고 이야기하는 목사도 있었습니다. 신기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져서, 저는 ‘내일도 근무를 마치고 집회장에 와야겠다.’라고 마음먹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집회장에서 설교 말씀을 들을 때였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집회장이 안개가 낀 것처럼 뽀얗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그 안개 같은 것이 차츰 걷히면서 사라졌다가 또 다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통 뽀얗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때 박 장로님께서 “지금 이슬 같은 은혜가 집회장에 내리는데 은혜를 보는 사람도 있고 못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내가 본 것이 이슬 같은 은혜구나.’ 하면서 은혜가 내리는 것을 제 눈으로 직접 본다는 것이 참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집회 중에 박 장로님께서 “병자들은 일어나라!” 하고 외치시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제 자리와 가까운 곳에서 “장님이 눈을 떴습니다!”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장님이었던 남자 분은 두 눈을 끔벅이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놀라워서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쪽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려 쳐다봤더니 벙어리 아가씨가 은혜를 받아 말문이 열렸다고 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 그 아가씨를 단상으로 올라오게 하셔서 “엄마”를 해 보라고 하시자, 그 아가씨는 마이크를 잡고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어-엄-마-아” 하며 더듬더듬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집회장의 수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손뼉을 치며 기뻐했습니다. 그런 기적을 처음 봤던 저는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구나!’ 하며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어느 순간 향긋하고 좋은 냄새가 진동하며
목구멍부터 가슴 속까지 상쾌하고 시원해지는데
향취를 맡은 후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즐거워지고
항상 불안하던 내 마음에는 어느새 참 평안이 찾아와

집회가 열리는 동안 저는 매일 근무를 마친 후 저녁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예배를 드리다 보면 어느 순간 아주 향긋하고 좋은 향기가 진동하면서 속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목구멍에서부터 가슴 속까지 상쾌하고 시원해지는 그 느낌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박하사탕을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해도 그처럼 시원하지는 않을 것 같았고, 향취를 맡으며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전쟁을 겪은 뒤로 항상 불안했던 마음이 어느새 편안해지고 가슴 가득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은혜를 받으면 이렇게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 장로님께서 “은혜를 받았다가도 죄를 지으면 은혜는 떠나고 맙니다. 은혜를 간직하려면 마음과 생각으로도 죄를 짓지 않아야 합니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이렇게 좋은 은혜가 죄를 지으면 떠나가는구나. 죄를 안 짓고 은혜를 꼭 간직해야겠다.’라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광주공원 집회가 끝나고 얼마 후 다니던 장로교회에 나갔더니, 교인들이 “앞으로 박 장로님 집회에 가면 안 된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목사가 ‘박 장로는 이단’이라고 하면서 집회에 절대 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갑자기 왜 그럴까? 그때 목사가 박 장로님 집회에 가라고 해서 나도 갔는데…….’ 하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 장로님 집회에서 은혜를 받았던 일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뭐라고 해도 박 장로님 집회에 다시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박 장로님 집회에 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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