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로님이 찬송을 부르실 때 마음이 한없이 기쁘고 즐거워져

조명자 권사(1) / 기장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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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저는 1934년 평안남도 평원군 해소면 송정리에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농사를 짓고 과수원을 했던 저희 집은 부족한 것 없이 넉넉한 생활을 했습니다. 가족들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신 할머니를 따라 모두 교회에 다녔으며 저는 어릴 적에 할머니 손을 잡고 새벽예배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 후 제가 중학교 3학년이던 1950년에 6·25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저희 가족은 이듬해 1·4 후퇴 때 이남으로 내려와 서울 노량진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바르게 믿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나는
예배당에만 오면 성신을 받은 것이라는
목사 설교가 이해가 안돼
그렇다면 교회만 나오면 무조건 천국에
간다는 말인가 하고 의심

저는 전쟁을 겪고 예민한 사춘기 시절을 지나면서 ‘어떻게 하면 세상을 바르고 가치 있게 사는 것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다니면 고민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집과 가까운 노량진 장로교회에 열심히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고향에서는 가족들을 따라 습관처럼 교회에 다녔지만 참혹한 6·25 전쟁을 겪은 후부터는 하나님을 믿으며 바르게 사는 길을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러나 매주 교회에서 목사의 설교를 들어도 답이 될 만한 이야기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목사는 “예배당에 들어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이미 성령의 감동함을 받았으며 천국에 가기로 책정되었다.”라고 했는데, 저는 ‘그럼 교회에 다니면 무조건 천국에 간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며 그 이야기가 별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교회에 빠짐없이 다니긴 했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하나님 앞에 바르게 사는 것인지 알고 싶은 갈증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습니다.

박 장로님이 인도하시는 집회에는
신기한 은혜가 내린다는 말 듣고
남산집회에 참석해서 천막문을
여는 순간 ‘확’하고 진한 향기가
맡아져 깜짝 놀라

그러던 1955년 3월, 제가 계성여고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습니다. 어느 날 외사촌인 영복 언니가 저희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지금 남산공원에서 부흥집회가 열리고 있다며 한번 가 보라고 했습니다.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분이 인도하시는 그 집회에는 신기한 은혜가 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부흥집회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며칠 후 언니가 또 찾아와서 이제 집회가 끝난다며 꼭 가 보라고 하기에 권유에 못 이겨서 집회장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저녁 무렵 남산공원에 도착해 보니 엄청나게 큰 천막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에 들어가려고 천막에 달린 문을 여는 순간 아주 좋은 향기가 ‘확-’ 하고 밀려드는 것처럼 진하게 맡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과일 향기도 아니고 꽃향기도 아니고 그때까지 맡아 봤던 어떤 향기와도 비교가 안 될 만큼 좋은 냄새였습니다. 천막을 치고 가마니를 깔아 놓은 집회장에서 어디를 둘러봐도 그런 냄새가 날 만한 것이 없는데, 좋은 향기가 드넓은 집회장을 가득 채운 것처럼 강하게 진동하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소리 높여 찬송하는 모습을 보니 진지하게 마음을 다해 찬송을 부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집회장에 진동하는 향기와 우렁찬 찬송 소리에 이끌려 단상과 가까운 앞자리로 들어갔습니다. 모두들 옆 사람과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빼곡하게 앉아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틈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맨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나같은 죄인이 용서함 받아서
주앞에 옳은 사람 됨은” 하는
찬송가 가사를 따라하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늘 하던 찬송가에
눈물이 난 것은 난생 처음

사람들은 단상에서 치는 북소리에 맞추어 “나 같은 죄인이 용서함 받아서 주 앞에 옳은 사람 됨은~” 하는 찬송을 힘차게 불렀습니다. 저는 찬송을 하면 할수록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저의 이야기인 것처럼 마음에 깊이 와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 같은 죄인이 용서함을 받으면 하나님 앞에 옳은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장로교회에서 항상 불렀던 찬송인데 그토록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처음이었고 찬송을 부르며 눈물을 흘린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단상에 서신 박 장로님을 보니 얼굴이 환하게 빛나는 모습이 아주 귀하신분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분이 “오늘 여러분이 집회장에서 맡은 향기는
하늘의 향기입니다.” 라고 설교를 하셔서 저는 “여기는 하늘의 은혜가
내리는구나. 그리고 나도 은혜를 받았구나.”라고 깨달아

잠시 후 키가 훤칠하신 신사 분이 단상에 올라오시자 주변에 앉은 사람들은 저분이 박태선 장로님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광채가 나는 것처럼 얼굴이 환하게 빛나는 박 장로님의 모습을 보면서 아주 귀하신 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설교 말씀을 하시던 중에 “오늘 집회장에서 향기를 맡았지요?” 하고 물으셨습니다. 사람들이 “네!” 하고 대답하자 “그것이 바로 하늘의 향기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은혜입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천막을 여는 순간 강하게 진동했던 향기를 떠올리며 ‘나도 은혜를 받았구나. 여기는 하늘의 은혜가 내리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박 장로님의 인도로 찬송을 부르고 설교 말씀을 듣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집회가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저는 집회장에서 철야를 하고 다음 날 마지막 아침예배까지 드린 후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신당동 중앙 장로교회에서 박태선 장로님의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중앙교회에는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예배가 시작되자 박 장로님께서 단상에 오르셔서 한 가지 찬송을 계속 반복해서 인도하셨습니다. 힘차게 손뼉을 치며 “나의 기쁨 나의 소망 되시며 나의 생명이 되신 주~” 하는 찬송을 부를 때 마음이 그렇게 기쁘고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기쁨을 주시고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께서 항상 같이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게 되었습니다.

(조명자 권사님 신앙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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