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사원 반대 주민들 돼지수육 잔치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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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먹는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거듭되는 반대로 무슬림과 주민 간 갈등이 식지 않고 있다.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2월 2일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가 들어설 예정인 공사현장 인근에서 돼지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먹는 잔치를 벌였다. 이슬람 문화권에선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고, 소고기도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해야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항의 차원에서 이 같은 행사를 연 것이다. 지난해 12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돼지 바비큐 행사에 이어 두 번째다.

서재원 비대위원장은 “돼지수육과 바비큐로 얼마든지 더 잔치를 벌일 수 있다”며 “무슬림 유학생들의 사원 건립 의지만큼이나 주민들의 반대 입장도 변함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슬림들은 돼지고기를 이용한 반대 집회가 이슬람 혐오라고 지적했다. 무아즈 라작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돼지고기를 먹고 고사를 지내는 것이 한국의 문화라고 하지만 무슬림을 헐뜯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사원 건립을 둘러싼 양측의 대치는 2020년부터 시작됐다. 이슬람 문명권에서 유학 온 경북대 학생들이 중심이 된 건축주들은 경북대 서문 인근 주택을 매입해 사원 건축 허가를 받았고, 같은해 12월 건물 착공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주민과 기독교 단체 등의 결사반대로 착공 두 달 만에 대구 북구청이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건축주 측은 공사중지명령 취소 청구소송을 내 승소했고,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법원 판결에도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해결책 모색을 위해 문체부 관계자들이 대구를 찾았지만 주민들의 만남 거부로 아무런 소득없이 돌아갔다. 이들은 행정당국이 직접 사원 부지를 매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북구는 양측과 계속 대화를 해나갈 방침이지만 입장차가 확고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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