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는 내가 곧 ‘런’의 대명사 (백은순 씨/신앙촌식품 강동영업소)
백은순 씨 / 신앙촌식품 강동영업소“아휴, 내가 무슨 말을 해요. 할 말 없는데…”하고 시작한 말이 질문 하나 없이 고객들 이야기에 신이 나서 혼자서 약 2시간을 이야기 한다. 둘 뿐인 방 안에서도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있다가 판촉을 나가야 하는데 목소리를 아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주일학교 때 다니다가 말았던 교회를 어머니(박명조 권사. 인천교회)의 소원 하나 들어주는 셈 치고 다시 나오기 시작해서 곧 2004 체육대회에 줄넘기 선수로 참여하게 되었다.
일요일만 교회에 나가는 걸로는 부족해서 새벽예배를 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서 ‘런’이 나오고 마트 판촉을 권유받았다. 장사를 하던 것이 있어서 오전 타임만 하기로 하고 처음 판촉을 시작했는데 제법 잘 팔았다. 그러나 그렇게 오래 서있는 일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다리도 아프고 발바닥도 아프고 너무 힘이 들어 같이 하는 분들에게 투정도 많이 부렸었다고 한다.
– 마트에 서면 오직 ‘런’ 생각뿐
양재 하나로 마트에서 행사 판촉을 할 때는 한 번 한다고 하면 하는 그 성격대로 열정으로 설명하고 홍보하니까 목소리가 다 쉬었는데 매출이 좋으니까 10일 행사로 시작한 것을 마트 쪽에서 4일을 더 늘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 제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매장 밖에서도 다 들린다고 할 정도였어요.” 24시간 영업하는 매장인고로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아침 일찍 매장으로 나가기도 했다고 한다. 신나게 팔다 보면 조회 시간에 못 들어 간 적도 있었다는데 그러면 벌(?)을 준다고 했다. “백은순 씨 조회 빠졌으니까 있다가 한 시간 더 판촉하고 가세요.” (그런 일이라면야) 신나게 “네” 대답하고 판촉을 했단다.
마트에서 판촉하면 오직 ‘런’ 생각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한단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 길에 하루를 되돌아보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혹시라도 말로 실수 하지 않았나, 자유율법에 어긋나는 일은 없었나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 하루를 정리한다.
신촌 농협에서 판촉을 시작으로 태평백화점, 양재 하나로 마트에 이어 요즘은 롯데마트 강변점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세 달 판촉을 하다가 한 달간 빠졌다가 다시 들어가게 되었는데 다시 ‘런’이 들어가게 될 때 담당자가 지난 번에 판매하던 백은순 씨를 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먼저 판촉을 하던 때 첫 달을 보내고 주임이 “백은순 씨 축하해요. 음료에서 1위했어요”하더란다. 판매도 판매지만 백 씨의 열정은 이미 소문이 난 터였다. 마트에서는 판매원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서 주의도 주고 다른 판매원들 교육용으로 ‘이러면 안 된다’고 보여주었다고 한다. 판매원들이 다 적발(?)되었는데 안 찍힌 딱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백은순 씨였던 것이다. “제 옷에 ‘런’이 크게 쓰여있잖아요. 찍는 것도 몰랐지만 이곳에서는 제가 곧 ‘런’이잖아요.”
장 수술을 받은 후에 변을 잘 못보던 고객이
‘런’을 마시고 큰 효과를 봤다며 고구마를 예쁘게 포장해 오기도
– “이제 어디 안 가지?”
“‘런’을 처음부터 드셨던 고객인데 제가 다시 온 걸 보고 반가워 하시면서 제 어깨를 쓰다듬으며 ‘이젠 안 가지? 안 가지?’하면서 눈물이 글썽이기까지 하셨어요.”
이 고객은 백 씨에게 밥이나 먹냐며 빵을 사다주고 옆에 와서 공병 정리도 해주며 김치도 담갔다고 가져다 주는데 지금 거의 매일 출근을 해서 ‘런’과 백 씨가 잘 있는지 확인을 하러 온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백 씨의 홍보 목소리를 듣고 바구니를 들고 막 뛰어와서는 반색을 하며 ‘어디 갔다가 이제 왔냐’며 사들고 왔던 다른 요구르트를 내려놓으면서 다시 ‘런’을 들고 가는 분, 아줌마는 ‘런’이 좋아서 마시는데 아저씨가 ‘세상에 요구르트가 많은데 하필 신앙촌 거냐고’ 타박해서 싸우기도 엄청 싸웠지만 이제는 아저씨까지 같이 와서 시음하면서 웃으며 사간다는 고객.
“한 30대 여자분인데 저를 보고 반가워 하면서 친구들이랑 함께 사무실에 돌아가며 전화를 해서 런 아줌마 오게 하라고 하고, 같은 내용으로 인터넷으로도 올렸다고 하는 거예요. 또 아주 부티가 나는 사모님인데 아저씨가 장 수술을 하고 집에 계시는데 변을 잘 못본다고 해서 설명을 자세히 하고 ‘런’을 팔고 꼭 오시라고 했죠. 그런데 효과를 보신거예요. 그 아저씨가 고마운 아줌마라고 저를 보러 오겠다며 마트에 오시기도 했어요. 그리고는 나에게 이렇게 좋은 걸 주고 혜택을 줘서 고맙다며 하루는 고구마를 예쁘게 포장해서 가지고 오기도 했어요. ‘런’이 좋은 건데.”
고객들 이야기에 신이 난다.
– 미소는 생명
그렇게 신나게 판매를 하는 백 씨는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웃어요”라며 “요구르트가 환하고 나도 환하고, 그래야죠.” 백 씨 모습을 보고 고객들은 ‘아줌마 보면 기분이 좋다’ ‘아줌마는 세상 걱정 없는 듯이 보인다’며 좋아한다고 하며 다시 크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