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 힘이 아니었어요’ (김지현 관장 / 동두천 교회)
김지현 관장 / 동두천 교회`관장이 되면 너 자신보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많아질거야`
과연 나도 그렇게 될까?
학교생활과 교회일을 병행하는 것조차 힘들어 했던 저였기에 4학년이 되어 진로를 생각해보면서 사회생활을 하며 하나님을 제대로 따라갈 자신이 없었고 세상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 하나님 일을 한다면 과연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졸업을 하고 나면 하나님 일을 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 제단을 책임지는 관장이라는 직분은 저에게는 너무나 크고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관장님께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저는 자격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리니 ‘자격이 되고 안 되고는 네가 결정할 게 아니다. 모든 것은 네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결정하실 일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후 관장님께 하겠다고 대답은 드렸고 일단 교역자가 되겠다고 목표를 잡은 이상, 매일 교회에 와서 하루 30분 기도 시간을 가지며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기도 할 때는 ‘하나님, 부모님 마음을 꼭 녹여주세요’라고 기도를 드렸었는데 어느 순간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시면 부모님 마음은 녹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보실 때 내가 관장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실까? 일단 하나님께 허락을 받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하나님, 관장 꼭 하고 싶습니다. 부족하지만 허락해주세요’ 라고 기도를 드렸는데 처음에는 그렇게 간절하지 않던 기도가 시간이 흐를수록 간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상에 나보나 잘난 사람이 넘치는데 아무 보잘것없는 나에게 이 크고 귀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엄마는 제 얘기를 듣고 ‘죽어도 안 된다’라고 말씀하셨고 저 또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엄마가 우시면서 죽어도 안 된다고 해도 넌 할 것 같이 말하니 내가 무슨 수로 말리겠냐며 허락을 해주셨습니다. 무남독녀인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을 하나님께서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것 같았습니다.
이제 관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니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발령을 받고 교육을 받을 때도 내내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 관장이 이런거구나’라는 느낌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 잘 나오다가 오지 않는 아이를 볼 때, 부모님 반대로 오지 못하는 아이를 볼 때, 이제는 시큰둥해지는 아이들을 바라 볼 때마다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관장 나오기 전 관장님께서 ‘관장이 되면 너 자신 보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 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정말 그렇게 될까 생각을 했는데 정말 어느새 나 자신보다 아이들때문에 울고 웃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내가 아니면 저 아이를 위해 기도해줄 누군가가 없을거라는 책임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한 웹툰을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절벽에 떨어져 있는데 여러 개의 줄이 그 사람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씩 힘들어 미안하다며 그 줄을 끊어버렸는데 어느 한 줄만이 끊어지지 않고 그 사람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 줄 때문에 절벽에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그 사람은 고맙다고 말하며 위를 바라보는데 거기에는 줄을 온몸으로 지탱하며 서 있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웹툰을 보면서 하나님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벼랑 끝에 서 있을 때마다 나를 끝까지 잡아주시고 내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 나보다 더 잘 아시지만 내가 회개할 때면 늘 용서해주시는 분.
저도 하나님을 닮아 아이들을 끝까지 이끄는 그런 관장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반사 때는 이제까지 하나님을 따라온 것이 내 힘으로 된 것인 줄 알았지만 관장이 되고 보니 수많은 관장님의 관심과 그 뒤에 하나님이 계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를 지금까지 이끌어준 관장님들처럼 저 또한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또 함께 이 길을 끝까지 갈 수 있게 해주는 관장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