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은혜로 함께하신 하나님 사랑 잊을 수 없어

오양례 권사(3) / 덕소신앙촌
발행일 발행호수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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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1978년 8월 소사신앙촌 시온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소사 · 덕소 소비조합 체육대회 때 입장하는 선수들의 모습. 이때 오양례 권사도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소비조합을 하기 전까지 저는 차멀미가 무척 심해서 잠시라도 차를 타면 어지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고, 심지어 버스가 옆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구토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소비조합을 시작한 그날부터 그렇게 심하던 멀미가 감쪽같이 사라져서 아무리 장시간 차를 타도 아무렇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사방으로 다니다 보니, 고객이 전화번호만 가르쳐 주면 서울 시내 어디라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서울 지리를 환하게 꿰게 되었습니다.

저는 집집마다 다니며 방문 판매를 했기 때문에 고객들 집을 전부 다니려면 하루해가 짧았습니다. 바쁘게 다니다 보면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것은 도무지 배고픈 줄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걸어갈 때 어느 순간 아주 달달한 꿀물이 목으로 넘어와서 입맛을 다셔 보면 입에 짝짝 들어붙는 것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참 이상하다. 이게 뭐지?’ 하며 어리둥절했지만 그 물이 끊임없이 입 안에 채워져서 배고플 사이가 없었습니다.

장사를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중에, 신앙촌의 기업 활동에 대해 터무니없이 험담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저는 저의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신앙촌 물건을 팔아서 아이들하고 생활하며 공부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신앙인들이 양심적으로 일해서 좋은 물건을 만들고 부지런히 다니면서 판매하는데 여기에 무슨 흠이 있다는 것인지요?” 그러면 험담을 늘어놓던 사람들은 저의 이야기를 듣고 아무런 대답을 못하거나 얼른 자리를 피해 버리곤 했습니다.

저는 소비조합으로 계속 활동하면서 1977년에는 덕소신앙촌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기장신앙촌에 계신 하나님께서는 일요일마다 상경하셔서 서울 시내의 중앙전도관과 소사·덕소신앙촌 등 11곳의 주일예배를 인도해 주셨는데, 저는 하나님 가시는 제단을 따라다니며 몇 번씩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뵙고 은혜 받는 기쁨으로 달음질쳤던 시절이었습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수천 리를 달리시며 가지들에게 은혜를 부어 주신 하나님. 구원을 주시고자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시고 모든 것을 희생하셨던 그 한없는 사랑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단에 다니면서 생명물로 씻긴 시신이 아름답게 피는 것을 수없이 보아 왔습니다. 숨을 거둔 후 시커멓게 변하고 돌덩이처럼 뻣뻣하게 굳어진 시신이라도 생명물로 씻기면 뽀얗고 환하게 피면서 산 사람하고 똑같이 노긋노긋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얼굴이 반짝반짝 빛날 만큼 아름답게 피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최근에 보았던 분은 수십 년간 소비조합으로 활동하시다가 2000년에 운명하신 강화옥 권사님이었습니다. 장례반 권사님들이 기장신앙촌에서 떠 온 생명물로 시신을 깨끗이 씻었더니 아주 뽀얗고 곱게 피어서 아무리 봐도 여든이 넘은 할머니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린아이처럼 맑게 핀 얼굴에 방그레 미소를 머금은 고인을 보고 있으니 어느새 제 마음까지 잔잔하고 평안해졌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한 고인의 친척들은 곱게 핀 시신을 보고는 “어떻게 하면 돌아가신 분이 저렇게 됩니까?” “화장을 해도 이렇지는 않을 텐데…….” 하면서 무척 놀라워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흉한 시신이 아름답게 피는 것은 참으로 크고 놀라우신 하나님의 역사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낙원에 계신 지금도 변함없이 은혜를 허락해 주시는 하나님께 마음 깊이 감사를 드렸습니다.

올해로 여든한 살이 된 저는 우리 시온의 젊은이들이 신앙촌을 비롯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것을 볼 때마다 ‘나도 10년만 젊었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서 나이는 들었어도 마음만은 늙지 않아서 지금도 힘차게 일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뿐입니다. 제 일생에 한없는 축복을 허락하신 하나님. 구원을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도록 귀한 은혜로 함께해 주신 사랑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 다시 뵈옵는 날까지 그 은혜를 쉼 없이 찬송하면서 성결하고 아름답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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