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가 담긴 물건을 전하는 ‘신앙촌 아줌마’로 행복합니다.
하귀례 승사(2) / 면목교회<이어서>전도관에 다닌 지 1년쯤 지났을 때, 두 살이던 딸 해경이가 황달에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눈 흰자위와 얼굴이 노랗게 된 것을 보고 동네 사람들은 빨리 병원에 가 보라고 했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축복일이 되어 해경이를 덕소신앙촌에 데리고 가서 안수를 받고 생명물도 축복받아 왔는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해경이가 자꾸 생명물 통을 가리키며 달라고 했습니다. 물통 뚜껑에 생명물을 따라 주었더니 조금 있다가 또 달라고 하여 먹이고, 잠시 후 또 달라고 하여 오는 동안 계속 생명물을 먹였습니다. 그날 밤 자고 일어나 아이를 보았더니 얼굴과 눈의 흰자위가 깨끗해져서 황달이 감쪽같이 없어진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그때 즈음 저는 신앙촌 물건을 판매하는 소비조합을 시작했습니다. 5년 동안이나 병에 시달리며 중환자로 살았던 제가 이렇게 건강하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해서 무슨 일이든지 하고 싶었습니다. 신앙촌 메리야스를 보따리에 싸 가지고 동대문에서 아현동까지 걸어가면, 아는 사람도 없고 장사할 줄도 몰라 물건을 잘 팔지 못해도 왠지 모르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그때는 신앙촌 간장을 들고 다니다가 간장을 사려는 사람이 병을 가져오면 거기에다 따라 주었는데, 간장을 들고 갈 때 누가 “신앙촌 아줌마!” 하고 저를 부르면 그렇게 뿌듯하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귀한 보화를 쌓아 놓고 사는 부자라도 전혀 부러울 것이 없었고 으리으리한 부잣집을 지날 때면 ‘저 집에 사는 사람들이 나만큼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날이 추우면 옷을 하나 더 껴입고 장사를 나가며 하루도 소홀함 없이 소비조합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축복을 주시는 일이기에 너무나 감사했고, 은혜가 담긴 물건을 널리 전하는 이 일이 세상 어떤 일보다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소비조합을 하고 남편도 직장을 구해 생활의 기반을 잡게 되면서 고향에 계시던 시부모님을 서울로 모셔 왔습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하나님을 믿지 않으셨지만 제가 제단에 다니는 것에 호의적이셨고, 교인들이 집으로 심방을 오면 함께 찬송을 부르며 예배를 드리기도 하셨습니다. 그런 시어머니가 2000년에 86세를 일기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우리식으로 장례예배를 드리게 되어 교인들이 찬송을 부르는 가운데 기장신앙촌에서 떠 온 물로 시신을 정성껏 씻겼습니다. 다 씻기고 나니 온몸이 노긋노긋 부드러워 수의를 입히려고 몸을 움직일 때 자유자재로 움직여졌고, 몇 달 동안 누워 계시면서 등에 생겼던 욕창은 어느새 다 아물어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뽀얗고 곱게 피어난 시어머니 얼굴에 이슬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시신을 씻긴 후 분명히 물기를 다 닦아 드렸는데 이슬방울이 온 얼굴에 촉촉이 젖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깨끗하고 예쁜지 여든이 넘은 할머니의 얼굴이 백일 된 아기 얼굴 같았습니다. 시어머니는 생전에 하나님을 알지는 못했지만 귀한 은혜로 평안하게 가실 수 있었습니다.
저는 30년 가까이 소비조합을 하면서 고객들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그중에는 천부교회에 꾸준히 나오는 분들이 있으십니다. 교회에 안 다녀 본 분들이 예배에 오실 때면 어색해하실까 봐 걱정했는데 예배가 끝난 후에는 다들 활짝 웃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집이 멀어 차를 두 번씩 갈아타고 오면서도 교회에 와서 싱글벙글 웃으시는 분을 볼 때면 그 마음속에 하나님 주신 기쁨과 즐거움의 은혜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분은 천부교회 사람들의 눈빛에 욕심이 하나도 없다며 호감을 갖는 분도 있으시고, 일요일이면 다른 일을 제쳐 놓고 예배에 빠짐없이 오는 분도 있습니다. 그분들이 귀한 은혜를 주시는 예배 시간에 경건하게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볼 때면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리게 됩니다.
저는 전도를 하면서 분명하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제가 하나님께 진실하게 구했을 때 그분들 마음도 녹아져서 교회로 향하게 되지만 제가 그렇지 못할 때는 말 한마디를 해도 형식적이 되어 전도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내 마음속에 하나님께서 거하시기를 바라며 ‘제 마음을 하나님 성전 삼아 주십시오.’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이제는 ‘정말 참진리를 찾았습니다.’ 하며 하나님을 진실히 믿으려는 사람, 그런 사람을 열매로 맺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하나님을 따르며 지금까지 참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소비조합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람되게 채울 수 있었고, 부지런한 생활 속에서 근심 걱정이나 피로에 젖어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적은 노력도 기꺼이 받아 주시며 풍성한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날마다 밝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신앙촌 아줌마’라고 저를 부를 때면 귀한 일을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구원의 길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무한한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