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암 모자 보호소 사건 재조명
796명 사망 기록과 입양·거래 의혹
가톨릭 교회·당국 책임 규명 요구
아일랜드 정부와 가톨릭교회에 의해 운영된 시설 내 잔혹성과 위선을 폭로하는 다큐멘터리 ‘실종된 아이들’이 공개됐다. 이 작품은 아일랜드 투암 지역의 모자 보호소를 중심으로, 방치 속에 수백 명의 아이들이 사망하거나 입양된 악명 높은 시설의 실상을 생존자와 가족들의 증언을 통해 조명한다.
TrueVisionTV에 따르면, 제작진은 친척과 생존자, 입양된 이들을 추적하며 모자 보호소의 닫힌 문 뒤에서 벌어진 일의 진실을 파헤쳤다. 796건의 사망 증명서 발견을 시작으로, 아이들에 대한 처우 실태와 증언, 아기들의 거래와 판매,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 충격적인 문서들까지 확인됐다. 이는 대서양 양쪽에서 아이들을 착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의 실체를 드러낸다.
투암 모자 보호소에서 태어난 크리스티나 캐럴(75)은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자신이 어린 시절 아일랜드 밖으로 인신매매된 과정을 증언했다.
8살 때 투암을 떠나 위탁 가정에서 지내던 캐럴은 1967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미국 뉴저지의 한 부부에게 보내졌고, 이후 16세의 나이에 미국에 도착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마요주 출신의 데니스 맥휴라는 남성이 캐럴을 입양하려 시도했으나, 골웨이 카운티 의회는 이를 여러 차례 거절했다. 맥휴는 자신이 캐럴의 친척이라고 주장했으나 거짓으로 밝혀졌고, 의회는 혈연관계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고령인 맥휴 부부의 양육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외무부에 여권 발급 거절을 지시했다. 당시 아동 담당 공무원 에트네 맥코맥 역시 “아이를 보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골웨이 카운티 의회와 수녀회에 의해 뒤집혔다. 결국 아일랜드 외교부는 혈연관계가 없는 남성에게 여권을 발급했고, 캐럴은 더블린 공항에서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태워졌다.
미국에 도착한 직후부터 캐럴은 노예처럼 부려졌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사생활도 없이 모든 집안일을 강요받았으며, 가정부 일로 번 임금조차 모두 빼앗겼다고 말했다.
캐럴은 또 어린 시절 수녀회 학교에서 겪은 차별과 의심스러운 정황도 폭로했다. 수녀들은 보호소 출신 아이들을 교육할 가치가 없다며 수업 대신 정원 일과 같은 허드렛일을 시켰고, 이를 ‘삶을 위한 훈련’이라고 정당화했다. 캐럴은 10살 무렵 데니스 맥휴가 수녀들에게 돈을 건네는 장면을 목격했으며, 자신에게 선물과 편지를 보내 미국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등 치밀한 ‘길들이기’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캐럴은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 공개하며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대우받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취급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덟 살 때 투암을 떠나기 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듣지 못했다”며, “아이들 몇 명이 사라진 것을 알고 이상함을 느꼈고, 식탁을 차리던 중 다른 아이로부터 그것이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을 듣고 상황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투암 보호소 생존자들을 돕는 은퇴 사회복지사 리암 탠시는 “담당관의 의사를 무시하고 해외로 보내는 것은 인신매매에 해당한다”며 “누가 여권에 서명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괄 프로듀서 제나 콘스탄티나코스는 “이 시설에서 벌어진 끔찍한 잔혹성을 드러내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날 책임을 묻기 위한 집단적인 움직임까지 함께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골웨이 카운티 의회는 2021년 투암 보호소 운영과 관련해 사과했지만,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수십 년 전 사건이라 구체적 언급이 어렵다”고 밝혔다. 외교부 역시 개별 사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으며, 아일랜드 수녀회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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