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흉작, 먹거리 경제를 뒤흔드는 기후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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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전 세계 주요 농작물 생산에 큰 타격을 주며 ‘기후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 올리브유, 커피 원두, 밀가루, 설탕 등 주요 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은 세계 올리브유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국이다. 하지만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며 2023년 올리브유 생산량이 평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스페인의 가뭄으로 인해 지난해 올리브유의 글로벌 가격이 치솟았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올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고 그 여파로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로부스타 커피의 원산지인 베트남도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 가격 상승을 일으켰다.

밀 가격 또한 전 세계 이상기후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2024년 1분기 톤당 500달러를 돌파하며 2년 전보다 약 30% 상승했다. 밀은 빵, 면, 과자 등 다양한 식품의 기본 재료로 사용돼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후플레이션은 여러 나라가 고민하는 문제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먹거리 수입 의존도가 높고 쌀을 제외하면 식량 자급률은 11.4%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극한의 기후 흉작을 겪으며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입추 이후에도 평년보다 4도 이상 높은 폭염이 지속되면서 저온성 작물인 배추 수확이 어려워져 한 포기 가격이 1만원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작황 부진으로 사과 생산이 30% 가량 줄면서 사과 가격이 급등해 ‘금사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후 대책 마련보다는 사과, 배추 등 수급 관리 문제가 발생하는 작물별로만 대응하고 있는 현실이다. 작물의 자급률이 낮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경우 2100년엔 생산자 물가가 기준 시나리오보다 1.8% 더 높아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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