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 북한 정권의 생존 방법

이지수 /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
발행일 발행호수 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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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이지수 /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이 드디어 3차 핵실험을 자행한 오늘의 현실에서 북한의 생존 방법을 살펴 본다.
첫째, 북핵은 북한정권의 생존수단이므로 북핵을 대신할 생존수단을 그들에게 제공해주자는 주장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북핵 뿐만 아니라 누구도, 그 어느 것도 북한정권의 생존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고, 상호불가침협정을 체결한다면 북한정권의 생존은 보장되는가? 중국이 북한정권을 지원해준다고 한다. 이유는 순망치한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그러나 대륙간 탄도탄이 날아다니는 21세기에 순망치한이라니. 더 이상 북한은 중국의 입술이 아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북한에 호의적인 태도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사정 때문이다.

아직 다민족 국가인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소수민족 자치독립의 도미노 현상이야말로 양국 지도부가 가장 우려하는 끔찍한 악몽이다. 그러므로 가급적 주변 정세 특히 자국 내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인접국가의 문제에는 현상유지를 선호한다. 그렇다고 해서 현상지지란 말이 아니다.

둘째, 유감스럽게도 북핵 역시 북한정권의 생존수단은 못된다. 북한 지도부가 생각하는 생존수단은 핵 보유국 지위와 무기수출 그리고 제한적인 사이비 경제협력, 노예노동력 수출 등일 것이다. 그러나 배급식 통제경제, 인권의 유보, 통제된 개방정책만으로는 내부 위기를 타개하기가 점점 힘들게 되었고, 따라서 정권의 운명이 경각에 다다른 형국이 되었다. 북한정권이 유사 이래 어떤 정권보다 위기에 대한 내구성의 임계치가 높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임계치가 무한대인 경우는 없다. 북핵 때문이라도 우리가 북한을 지원해주자는 주장은 그런 북한정권을 우리가 살려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셋째, 그렇다면 북핵을 막을 수단은 있는가? 경험에 따르면 답은 부정적이다. 채찍으로도 당근으로도 북핵을 막지 못했다. 핵확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언제든 자신들의 판단과 필요에 따라서 행동할 것이다. 채찍이나 당근이 무효한 이유는 북한정권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정권 자체가 인민위에 군림하는 권력 이다보니 당근의 과실은 권력층만, 채찍의 피해는 인민들만 가져가는 구조이다.

넷째, 그렇다면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 인류 역사상 모든 정책의 변화는 지도자가 정권이 바뀌면서 가능했다. 고르바쵸프나 등소평은 원래부터 변화를 지향한 사람들이고 실제 정권을 잡자마자 변화에 착수했다. 필자가 애초 김정일에게서 변화를 기대하지 않은 것은 이런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인식 때문이었다. 김정은 역시 이미 그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아마 그가 집권하는 동안에는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금으로선 북한의 지도자가 교체된다면 혹시나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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