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죄가 얼마나 더럽고 추하기에 그렇게 지독한 냄새가 났을까’
임유환 권사(1) / 기장신앙촌저는 1939년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하리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친구를 좋아했던 저는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산과 들로 다녔습니다. 여름이면 하지 감자를 캐다가 삶아 먹고 참외며 수박 서리를 하는 것이 아이들의 놀이였습니다. 친구들과 뛰어놀던 시절을 보내고 열일곱 살이 되자 아버지는 제가 몸가짐을 정숙하게 하고 집에서 지내기를 원하셨습니다. 완고하신 아버지 말씀을 어길 수 없어서 저는 어머니께 자수를 배워 집에서 수를 놓으며 지냈습니다.
전주전도관 도착하니 옆 사람과 어깨가
닿을 정도로 사람 많은 이유 궁금 했는데
신나게 찬송을 부르면서 ‘이렇게 기쁘고
좋으니 사람들이 많이 모이나 보다’ 생각해
그러던 1957년 어느 날 동네 아주머니와 친구들 여러 명이 전주에 간다고 했습니다. 무슨 일로 가냐고 했더니 전주전도관이라는 곳에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감람나무 박태선 장로님께서 전주전도관에 오셔서 부흥집회를 하신다며 저에게 같이 가 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전도관이라는 말도 생소하고 박태선 장로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지 못했지만 친구들이 간다니 호기심에 따라가 보았습니다.
전주까지 가는 차편이 마땅치 않아 30리를 걸어서 전주전도관에 도착해 보니 사람이 많이 모여서 옆 사람과 어깨나 무릎이 닿을 정도로 빽빽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부흥집회가 무엇을 하는 곳이기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가 궁금했습니다. 단상에 올라오신 박태선 장로님은 키가 크시고 양복을 입으신 신사 분이셨는데, 박 장로님께서 찬송을 시작하시자 그 많은 사람들이 힘차게 손뼉을 치며 찬송을 불렀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온 세상 전하세~ 감람나무 이겼네~” 하는 찬송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찬송을 전혀 모르는데도 쉽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저는 찬송가 속의 감람나무가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찬송하는 것이 기쁘고 즐거워서 계속 부르고 싶었습니다. 그날 배운 찬송가만 해도 여러 개였는데 저는 “천국을 향해 가는 신도들아~”처럼 힘찬 찬송이 좋았습니다. 신나게 찬송을 부르면서 ‘이렇게 기쁘고 좋으니 사람들이 많이 모이나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친구가 예배 때 좋은 냄새 맡았다고 하자
아는 분이 박 장로님 집회에서 은혜를
받으면 좋은 향기를 맡는다고 말해줘
부러운 마음에 은혜 받고 싶은 생각 간절
집회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 친구는 예배 시간에 좋은 냄새가 진동하더라며 전주에는 화장을 하는 사람이 많나 보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집회에 같이 갔던 아주머니가 웃으시며 그것은 화장품 냄새가 아닐 거라고 했습니다. 저는 예배 시간에 좋은 냄새를 맡은 적이 없고 화장한 사람도 못 봤기 때문에 친구가 하는 말이 의아스러웠습니다. 그때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박 장로님 집회에서 은혜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며 은혜를 받으면 좋은 향기를 맡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향기를 맡은 친구는 자신이 은혜를 받았나 보다며 무척 좋아했고, 저는 은혜가 무엇인지 모르면서도 괜히 부러운 마음에 은혜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수 받고 눈을 떴는데 예배실에 뽀얀 안개가 뒤덮여 바로 앞에 앉은 사람도
보일락 말락해 “지금 이슬같이 내리는 은혜를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제야 뽀얀 것이 안개가 아니라 은혜라는 것 알고 눈으로 본 은혜가 신기해
그로부터 얼마 후 친구들이 군산전도관에 간다고 하여 저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그날 박 장로님께서는 집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안수를 해 주셨습니다.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를 다니시며 박 장로님께서 안수하시는 동안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했습니다. 저는 기도할 줄 몰라서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가 안수를 받은 후 눈을 떴는데 웬일인지 예배실에 뽀얀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안개가 뒤덮여 바로 앞에 앉은 사람도 보일락 말락 하고 박 장로님께서 어디에 계신지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한참 후 박 장로님께서 단상에 올라가셨는지 말씀하시는 음성이 들려오는데 “지금 이슬은혜가 강하게 내립니다. 안개와 같이 내리는 은혜를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제야 뽀얀 것이 안개가 아니라 은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슬은혜가 성경 호세아서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시며 그 은혜를 내리는 존재는 감람나무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성경을 알지 못했지만 제 눈으로 은혜를 직접 볼 수 있고 또 그 은혜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박장로님 집회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고
싶다고 전도관 집회에 같이 참석한
아버지는 매일 한 갑씩 피우던 담배 맛이
너무 쓰고 머리가 어지럽다며 못 피우셔
그 후 이리전도관에서 박 장로님 집회가 열렸을 때는 아버지와 함께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다니는 집회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고 싶다며 따라오셨습니다. 그런데 집회 중에 밥을 사 먹으려고 밖에 나왔을 때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려고 하셨는데, 어쩐 일인지 담배 맛이 너무 쓰고 머리가 어지럽다며 담배를 못 피우셨습니다. 매일 한 갑씩 담배를 피우시는 아버지가 갑자기 그러시니 이상했습니다. 아버지는 계속 담배를 피우려고 해 봤지만 도저히 못 피우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배실로 돌아와 찬송을 부르고 있을 때 별안간 코를 들 수 없을 정도로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예전에 집에서 사골 국을 끓이다가 소뼈를 태우는 바람에 지독한 냄새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보다 훨씬 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아버지는 아무 냄새도 안 났다며 예배실에서 무슨 소뼈 태우는 냄새가 나겠냐고 하셨습니다.
예배 시간에 고약한 냄새 맡았다고 하자
아는 분이 그것이 ‘죄가 타는 냄새’라며
은혜를 받아 내 속의 죄가 소멸될 때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해
당시 제가 사는 삼례읍에도 전도관이 있었는데, 하루는 삼례제단에 다니는 아주머니에게 집회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거기서 아버지가 갑자기 담배를 못 피우시더라고 했더니, 아주머니는 골초인 사람이 박 장로님 집회에 참석한 후 담배 맛이 쓰다며 못 피우는 것을 봤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예배 시간에 고약한 냄새를 맡은 것을 이야기하자 뜻밖에도 아주머니는 “아가씨가 은혜 받았네. 귀한 은혜 받았어.”라고 했습니다. 제가 맡은 냄새는 ‘죄가 타는 냄새’로 은혜를 받아서 내 속의 죄가 소멸될 때 그렇게 지독한 냄새가 나는 거라고 했습니다. 저는 죄 타는 냄새가 난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내 죄가 얼마나 더럽고 추하기에 그렇게 지독한 냄새가 났을까!’ 하며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임유환 권사님 신앙체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