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과제

김영용/전남대 명예교수, 경제학
발행일 발행호수 2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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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전남대 명예교수, 경제학

정부가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나서면 경제는 망가지기 마련

시장경제를 창달하는 방향으로 경제 운용 방식을 바꿔야

한국경제의 금년도 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오일쇼크(1979년), 외환위기(1997년),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등의 큰 사건이 있었던 해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의 악재가 겹친 탓도 있지만, 잘못된 경제 정책의 탓이 가장 크다.

현 정부는 3대 경제 정책(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을 내세우고 성장을 추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 결과로 나타난 지금의 저성장은 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연유한다. 성장이란 단순한 산출물 증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즉 사람들이 양(陽)의 가치를 부여하는 산출물의 증가이다. 혁신 성장이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이를 혁신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산출물의 증가인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가?

기업은 이윤과 손실 체제인 시장에서 사람들이 어떤 재화와 서비스를 원하는지를 알아내고, 이를 만족시킴으로써 돈을 버는 조직이다. 이런 일을 잘 하면 돈을 벌지만, 그렇지 못하면 손해를 본다. 기업가들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는 이유는 그들이 그런 능력을 타고나서가 아니라 이윤과 손실 체제인 시장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런 체제와 전혀 상관이 없으므로 사람들의 가치 체계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정부는 성장을 주도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나서면 경제는 망가지기 마련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제한, 세금 증가와 재정의 확대 투입, 지속되는 저금리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공정이란 인간이 오랜 기간 살아오면서 형성된 도덕과 법질서를 잘 지키는 데서 실현된다. 즉 공정은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들의 가치나 이념에 따라 그 기준을 세우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을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정의로운 행동 규칙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경제에 있어서는, 정부의 간섭 없이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여 활동하는 가운데 만들어진 정의로운 행동 규칙이 지켜지는 시장경제가 가장 공정한 체제다. 그런 행동 규칙을 지키지 않는 주체는 손실과 퇴출로써 처벌하는 것이 시장경제다. 불공정한 일들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순간부터 생긴다.

2020년 한국경제가 탄탄한 성장 경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제 운행에 간섭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 경제 운행에 대한 정권 담당자들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 경제의 활력은 기업가는 물론 소비자들이 자신의 책임 하에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보장될 때 생긴다. 선택의 자유는 사유 재산을 근본으로 하는 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외적으로는 국방을 튼튼히 하고 내적으로는 치안을 강화함으로써 사유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다양한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국가는 정권 담당자들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이념을 앞세워 계획하고 설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이는 곧 지금 정부가 고집스럽게 추진하고 있는 3대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시장경제를 창달하는 방향으로 경제 운용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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