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역사의 영국 대성당에서 열린 디스코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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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열린 사일런트 디스코 행사(출처=KentOnline)와 그에 앞서 지난 1월에 영국 피터버러 성당에서 열렸던 사일런트 디스코 행사 (출처=사일런트 디스코 페이스북)

1400년 역사의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디스코 행사가 열려 파문이 일었다.

2월 9일(현지 시각) CNN은 2월 8일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야광봉을 움켜쥐고 90년대 음악을 들으며 밤늦게까지 춤을 추었다고 보도했다.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열린 행사는 무선 헤드폰을 통해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사일런트 디스코’ 행사다. 대성당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성당에서 이런 종류의 행사를 주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는 등 압도적으로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으며 해당 행사의 티켓 3000장은 몇 시간 만에 매진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스파이스 걸스, 에미넘 등의 90년대 음악이 등장했고 술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캔터베리 성당은 잉글랜드 국교회의 선임 주교이자 세계 성공회의 상징적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의 성당이며, 세인트 오거스틴 수도원, 세인트 마틴 교회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명소다. 기독교인들에게 의미 있는 장소인 만큼 이번 디스코 행사에 대한 반대도 거셌다.

기독교 시위자들은 행사 시작 전 대성당 밖에 서서 디스코 중단을 요구했으며, 1700명 이상이 반대 청원에 서명했다. 행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디스코는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성당이 아니라 나이트클럽에 어울린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저스틴 웰비 대주교에게 “성지를 모독하지 말라”며 “이번 행사는 젊은이들을 기독교로 데려오기보다는 기독교인들이 신앙이나 신성한 장소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캔터베리 성당 측은 “사일런트 디스코 행사는 적절하고 성당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대성당은 기독교 예배와 선교의 중심으로서 훨씬 더 넓은 방식으로 공동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고 반박했다.

사일런트 디스코 측은 이미 다른 여러 영국 대성당에서 유사한 행사를 주최했으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국 주요 대성당의 절반 이상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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