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이대로 좋은가

유영옥 / 국민대 교수 국가보훈학회장
발행일 발행호수 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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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옥 / 국민대 교수 국가보훈학회장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한미동맹과 안보 불안 가중돼

전통적인 한미간의 우호적 관계에

균열을 초래하는 여러 요인들을

자제하고 절제하는 혜안을 가져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북한과 미국 간의 제2차 정상회담이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노딜(No Deal)”로 끝난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동맹 관계가 훼손되거나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는 1945년 분단 이후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전쟁을 거치면서 혈맹(血盟)관계로까지 발전해 왔던 양국관계에 균열이 생겨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후과를 초래할 것이 아니냐”는 우국충정(憂國衷情)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이 문제를 연구해 왔던 필자 역시 적지 않은 공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취해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와 이에 따른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이행, 실천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엄혹한 상황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를 두고 한미 양국 간에는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야기되고 있는가 하면 북미 간의 제2차 베트남 정상회담 이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문제”를 놓고도 엇박자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담이 결렬된 다음 날 문 대통령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문제를 미국과 협의 하겠다”고 밝히자 미 국무부의 고위관계자는 아무런 설명도 곁들이지 않고 “No”라고 단언한 것이 그 대표적 예일 것이다.

또한 한미간 굳건한 우호적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매년 별다른 이견(異見)없이 조율해 왔던 양국간 방위비 분담비용협상이 얼마 전에는 “1년 단위”로 바뀌는 가운데 피로 맺은 동맹관계에서 돈을 더 내야 가까스로 유지되는 “주둔비용 + 50%(프리미엄)”이라는 분담금 대폭 인상움직임까지 거세게 일고 있기도 하며 이밖에도 ‘키 리졸브’ 등 연례적인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전면적인 폐지, ‘9. 19남북군사합의’ 등과 관련한 양국 간의 입장과 견해차이도 한미간의 우호적이고 전통적인 동맹관계에 균열을 초래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대두하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북한의 전면전과 기습공격에 대비해서 실시하는 방어용 훈련으로 1953년 한미동맹을 맺은 이래 연례적으로 실시해 온 군사동맹의 대들보에 해당한다. 대북 군사적 억제력은 단지 핵무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합동훈련을 하지 않는 한미 군사동맹은 “죽은 동맹”과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 미군을 철수할 용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세 차례나 반복했다. 그는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면 엄청난 액수의 돈이 든다고 하면서 한미동맹을 돈 문제 차원에서 바라보는 자신의 인식을 드러냈다.

우리는 지난 1993년 1차 핵 위기 때 북한이 핵사찰을 거부해 한미가 중단했던 연합훈련을 재개하기로 하자 북한이 “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반발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에 대해 얼마나 확실한 비핵화 압박 카드인지 반증하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없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발언을 서슴없이 한다는 것은 우리의 안보는 의중에 없는 듯하다.

결국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빅딜 담판이 결렬됨으로써 한미동맹과 안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약화되고 있는 한미동맹과 흐려지고 있는 북핵 폐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대응책과 지혜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는 시점이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한미간의 우호적 혈맹관계에 균열을 초래하는 요인들을 자제하고 절제하는 혜안(慧眼)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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