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환수’ 무엇이 문제인가?

발행일 발행호수 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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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戰時作戰統制權)이란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한국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종래에는 한미 연합사령관에게 속해 있던 것을 우리 나라가 환수한다고 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과 정부에서는 ‘전작권’ 환수는 군사주권을 바로 세우고 국가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직 국방장관들과 군 원로들은 현재의 한미 연합사(聯合司) 체제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국의 자동개입과 막강한 증원군의 즉각적인 출동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해체하는 ‘전작권’ 환수는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예비역 장교들도 ‘전작권’ 환수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 했다. 그들은 “한미 연합사를 해체하고 전시에 군사구조를 이원화한다는 것은 국가 안보를 시행착오의 대상으로 삼는 해괴한 짓이다. 평시에는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에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최대의 국가 목표다. 이 문제를 자존심과 결부시켜 국기를 흔드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다.” 라고 했다.

우선 ‘전작권’ 문제를 국가의 자존심 또는 주권 개념과 연계 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하겠다. ‘전작권’ 문제는 전시에 작전수행의 효율에 관한 문제로서 다른 나라에도 그 예가 있을 뿐 아니라, 유사시에는 오직 전쟁의 승리만이 최고의 가치이므로 자존심 운운 할 일이 아니다. 한미 연합사에서 ‘전작권’을 행사하는 것이 주권의 제한이요 국가 자존심의 문제라면 유사시에 우리를 방위해 주는 한미 방위조약 자체도 자존심 상하는 문제라는 해괴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정부는 ‘전작권’ 환수의 전제로서 북한의 전력은 과장됐으며 우리 군도 충분히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북한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이른바 ‘비대칭(非對稱) 무기’, 즉 핵이나 세균무기로 우리를 순식간에 무력화 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러한 것에 대한 대비와 방어 수단은 한미 연합사령부밖에 없으므로 한미 연합사를 없애는 ‘전작권’ 환수는 백해무익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한미 연합사를 대체할 전력을 확보하려면 천문학적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문제이다. ‘전작권’을 환수 받아 전력의 공백을 메우려면 2012년까지 151조원이 들고 2020년까지 621조원이 소요된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단 시일 내에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짐일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찜찜한 것은 ‘전작권’ 환수를 북한이 끈질기게 요구해 왔다는 점이다. 북한이 무엇 때문에 ‘전작권’ 환수를 그토록 열망해 왔는지를 우리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북한과의 대화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전작권’ 환수라면 더욱 해서는 안될 것이다. 공산주의를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자주’와 ‘주권’의 개념으로 ‘전작권’ 환수의 위험이 포장된다면 그 대가는 너무도 엄청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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