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팽창만 하지 않는다” 새로운 단서 발견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암흑 에너지에 대한 이론에 큰 결함이 있는 것으로 천문학자들이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암흑 에너지는 우주 생성 이래 강도가 변하지 않는 상수 에너지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암흑 에너지가 강해지거나 약해지고 역전되기도 하며 아예 소멸되는 경우도 있음이 드러났다. 이번 연구가 사실로 확정되면 변하지 않는 암흑 에너지에 의해 우주가 무한정 확대되면서 모든 별과 은하가 원자 단위까지 분해돼 우주의 모든 생명체, 빛, 에너지, 나아가 생각마저 사라지는 혼돈 상태가 될 것이라는 기존의 예측이 뒤집어질 수 있다.
새로운 사실은 암흑에너지분광장치를 이용한 국제합동연구팀(DESI)이 발표한 일련의 논문들에 의해 제시됐다. 연구팀은 지난해 110억 년의 우주 시간에 걸쳐 있는 4000만 개 은하의 위치와 속도를 기록하는 3차원 지도를 작성하는 5년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4일 600만 개의 은하를 담은 첫 지도를 미국 물리학회와 이탈리아 렌콘트레스 데 모리온드 총회에서 발표했다.
DESI 책임자인 마이클 레비 박사는 “지금까지 우주 모델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가 있었으나 암흑 에너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이 자신들이 만든 지도와 기존의 천문학 자료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암흑 에너지가 상수이며 변화하지 않는다는 우주 표준 모델에 들어맞지 않음을 발견했다. 암흑 에너지가 변하는 것으로 봐야 자료와 더 잘 일치한 것이다.
우주의 팽창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암흑 에너지 이론은 1998년에 처음 제기됐다. 우주가 팽창하는 만큼 암흑 에너지도 증가해 팽창이 가속화하면서 빛조차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암흑에너지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가 70%의 암흑 에너지와 25%의 찬 암흑 물질 및 5%의 원자 물질로 구성돼 있다는 L.C.D.M. 우주 표준 모델이 뿌리내린 것이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가동되면서 L.C.D.M. 우주 표준 모델이 일부 퇴색했으나 아직 무너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암흑 에너지가 상수가 아니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과학자들은 우주가 얼마나 빨리 팽창하는 지를 측정함으로써 암흑 에너지의 항상성을 검증하고자 했다. 이 계산 결과를 모두 종합하는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암흑 에너지가 상수일 경우 우주 팽창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7개로 분할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최근 3개 시간 단위 내에 있는 은하계들이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암흑 에너지가 변화할 수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팔랑케-델라브루이 박사는 “암흑 에너지 특성이 단순한 우주 상수가 아니라는 단서를 처음으로 보게 된 것”이라고 밝혔으며, 존스홉킨스대 리스 박사는 이번 연구가 입증되면 우주의 나이나 크기에 대한 모든 이론이 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