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과 역사교육
중국이 소위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하여 고구려는 중국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이며 고구려사는 중국사의 일부라고 우리 민족의 고구려사를 빼앗아가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은 최고 지도자의 직접 지시 아래 지난 20년 동안 1000편이 넘는 고구려·발해 관련 논문을 연구 개발하고 예산만도 200억위안(약 3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그들의 주요 외교·교역 상대국으로 성장한 한국과의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고구려사 왜곡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통일한국’과의 영토분쟁을 대비하는 전략적 포석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구려사 왜곡을 둘러싼 한중 간 ‘역사전쟁’은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만주일대의 ‘영토분쟁’과 그곳에 거주하는 2백만 한민족의 분리운동에 미리 쐐기를 박자는 것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이처럼 깊은 뿌리를 가진 것이 드러난 이상 우리가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고구려사가 우리 민족사임을 전 세계에 얼마나 증명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역사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하는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구려사 왜곡을 바로잡는 길은 결국 우리가 얼마나 우리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고, 이 문제는 우리의 역사교육이 얼마나 올바르게 이루어 지고 있느냐 하는 것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결론은 우리의 역사교육은 그 양과 질에 있어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중학교 과정에서 국사는 사회과학의 일부분이고, 고등학교에서는 근현대사 교육이 필수아닌 선택으로 돼있으며 수능과 공무원고시 등에서도 국사과목은 선택으로 책정돼 있는 등, 교육정책 당국은 역사교육을 방치한 느낌마저 든다.
뿐만 아니라 역사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역사교육의 기본방향에 있어서도, 교육현장에 특정교사집단의 민중사관(民衆史觀)이 침투하여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더욱 큰 일이다. 예를 들어 우리민족의 현대사(現代史)에서 가장 큰 비극이었던 6·25전쟁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 ‘폭력과 전쟁 반대’라는 명분으로 변질되고 있고, 그 결과는 청소년들의 반미성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등이다.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역사마저 정치 도구화하는 이 시점에서, 건전한 민족의식과 국가관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