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제 난국 타개를 위한 제언

김영용 / 전남대 교수, 경제학
발행일 발행호수 2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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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 전남대 교수, 경제학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아직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저금리 정책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국채시장 붕괴로 이어져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위치를 위협받을 것을 우려한 미국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의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 세계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켰다.

최근 미국은 경제 지표의 호전에 힘입어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으나, 이는 양적완화에 따른 회복이라기보다는 세일오일 생산 효율화 등에 힘입은 실물부문의 개선에 있다. 물론 이러한 경제 지표의 호전도 저금리 정책으로 망가진 경제의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면 본격적인 회복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시간선호에 따른 이자율에 근접해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에 일본과 유럽은 양적완화를 지속할 예정이고 중국의 성장 둔화로 2016년에도 세계 경제가 본격적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를 거스르기 어려운 형편에 처한 한국도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했다. 그 결과 소비 구조에 맞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가계 부채가 급증했다. 또한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과 고용 정체, 별다른 효과 없이 늘어난 국가 부채 증가 등으로 한국경제는 2016년에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영업 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 또한 정부 역할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해야 한다. 금리는 세계적 추세를 보아가며 조정하되 시간선호와 괴리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올리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잡아야 한다. 성장을 통한 고용 증대와 가계부채 문제의 완화를 위해서는 일자리는 기업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과, 한국경제는 정부가 조정하여 성장률과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올릴 수 있는 그런 규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시장경제의 창달에 힘써야 한다. 5천만 국민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정부가 이들의 변화무쌍한 선호에 따른 재화와 서비스의 흐름을 알고, 거기에 적합한 정책을 적시에 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의 창달을 위해서는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을 예측하고 새로운 이윤 기회를 발견함으로써 경제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기업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이들을 옥죄고 있는 규제를 전면적으로 철폐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이른바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입법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유통산업발전법, 기업소득환류세제 등을 폐지하고 현 정부가 내 건 노동·공공·금융·교육 등의 4대 개혁 과제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이다.

결국 경제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주체는 기업가라는 사실과 정부는 이들의 활동이 방해받지 않고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만 국한해야 한다는 사실을 공감하고, 이를 실천하는 길만이 어려움에 처한 지금의 한국경제를 살리고 2016년의 경제 전망을 밝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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