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독일을 배워라
호사카유지/세종대 정치학 교수아베정권의 우경화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지난해 말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해 미국을 비롯한 서양국가들에게도 비난 받은 아베수상은 올해 들어 ‘독도는 일본영토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라는 내용을 일본의 사회과 교과서 해설서에 기재하게 하였다.
아베신조와 그를 따르는 자들은 명백한 목적의식을 갖고 우경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들의 목적은 바로 일본국민들을 교육하여 많은 국민들이 일본의 재무장을 지지하도록 만드는데 있다. 바로 아베정권의 최종목적은 일본의 재무장, 즉 헌법 개정을 통한 정식군대 출범에 있다.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수의 2/3 이상의 찬성과 국민투표에서 국민의 50%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한 아베정권은 헌법 개정을 지지하는 야당세력까지 규합시키면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포함하여 국회의원수의 2/3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공명당이 재무장에 반대하고 있어 아베수상은 현 헌법의 해석을 변경하여 동맹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만이라도 조기에 달성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국민들을 교육하여 일본의 재무장을 지지하는 세력을 키우려는 것이 아베정권의 확신범적 망언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들은 태평양전쟁을 침략전쟁이 아니라 백인지배로부터 아시아를 해방하려는 해방전쟁이었다고 억지주장하고 A급 전범 자체를 부정하면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적극 추진한다. 뿐만이 아니라 아베정권은 위안부 강제동원이 없었으니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담화를 수정하려고 방침을 세웠고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라고 강변한다. 독일처럼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여 사죄하기는커녕 과거의 침략과 1945년 이후의 유엔체제를 부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본은 독일을 배워야 한다. 2차대전 이후 독일은 동서로 분단되었다. 일본도 독일처럼 분단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한국이 일본대신 분단의 아픔을 안게 되었고 마지막 냉전지대로 아직도 남아 있다. 독일이 침략과 만행을 마음대로 자행한 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유럽과 세계의 신뢰를 얻은 이유는 바로 그들이 전후 진정한 사죄와 보상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의 독일연방군은 대부분의 병력이 NATO 지휘 하에 들어가 있어 독일정부에게는 군 지휘권이 없다. 독일에 다소 남아있는 독일군은 일본자위대와 똑같이 전수방위부대에 불과하다. 일본은 정식군대를 갖는다 하더라도 독일의 수준을 넘으면 안 된다. 독일처럼 반성도 사죄도 못하는 침략국이 왜 보통국가라는 명분만 내세워 마음대로 정식군대를 보유해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미명 하에 ‘침략’을 정당화해 나가려는 모습에 온 세계가 반대편이 될 것이다. 일본은 철저히 독일을 배워 새롭게 태어나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