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공습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성진근 / 충북대 명예교수한국농업경엉포럼 이사장세계 곡물 재고율이 식량위기 수준 이하인 15%로 떨어지고 있다. 주요 곡물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곡물 평균가격(달러/부셸)은 2년(2006) 전에 비해서 밀 가격은 2.76배(334.9→923.9), 콩 가격은 2.16배(582.4→1,256.6), 옥수수 가격은 2.29배(213.4→486.6)로 뛰어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경제운용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농산물 발(發) 가격상승이 물가상승으로 연결되는 소위 애그플레이션(Agflation)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료값 상승으로 인한 고기값 상승에 이어, 두부값, 라면값, 빵값, 중국음식물 값들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서민경제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식료품 값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국제적인 식량수급 상황의 악화와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한다.
바이오 연료(에탄올과 바이오디젤)용 수요 증가로 식용곡물 공급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한 옥수수 사용량은 2007년 현재 전체 생산량의 27%에 해당하고 있는데 앞으로 10년간 두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전체 경지면적의 2%를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 사용하고 있으나 2010년까지 15~17% 수준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중국 역시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한 옥수수량(2006년 250만톤)을 생산량의 24.5%에서 2016년까지 50%까지 증가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다 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개도국(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들의 육류소비량 증가가 사료곡물수요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측 요인 이외에도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주요 수출국들의 생산량 감소와 유가인상으로 인한 수송비 상승(국제운임지수는 2006년보다 2.2배 상승)및 곡물수출세 부과 등의 요인들이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 투기자본까지 곡물 확보에 뛰어들면서 적절한 물량확보마저 어려워지고 있다.
전체 곡물 소비량의 3/4정도(1,500만톤)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반도체와 자동차를 수출해 번 돈으로 식량을 수입해 먹으면 된다” 라는 농업경시적인 안이한 인식은 여전하다. 식량 공급 능력 확대를 위해서 농지전용부담금으로 추진되었던 새만금 간척사업은 노무현정부 시절에는 전체 간척지의 30%를 비농업용지(관광과 산업용지)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더니 이명박정부는 전체 간척지의 70%를 비농업용지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식량생산능력 강화를 위한 시책과 함께 곡물수출국 현지에서 계약생산과 함께 수출물량 확보와 저장 및 수송라인 확보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해외농장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한 민간과 정부간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필요한 제도정비와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되게 공급하는 일에 실패한 정부는 결코 성공적인 정부라는 평가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