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협에 굴복하면 안된다

이상현 /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발행일 발행호수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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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이상현 /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천안함 사태 이후 한반도 긴장의 파고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이후 한미 양국은 동해상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했고, 뒤이어 서해에서도 항모를 동원한 연합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 3일 ‘통고문’을 통해 서해 해상훈련과 관련, “강력한 물리적 대응타격으로 진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물리적 대응타격’을 재차 거론하며 “우리의 경고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를 부정하고 적반하장으로 남측을 위협하는 북한을 대하려면 우리도 과거와는 다른 각오가 필요하다. 이번엔 기필코 북한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받아낸다는 자세로 우리 정부의 대응은 다음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첫째, 확고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북한과 직접대화를 통해 책임 있는 사죄와 재발방지를 받아 내야 한다. 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됐다고 해도 북한의 실효적 책임을 묻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이를 위해 동해상 대규모 연합훈련이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까지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한미 양국의 국방 외무장관이 참석한 ‘2+2’ 회의도 한미공조 의지를 북한에 보여준 것으로 의미가 컸다. 향후 정부는 ‘선 천안함 해결, 후 6자회담’의 원칙을 견지하되 방법론에서는 전략적 유연성을 보일 필요도 있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6자회담 재개가 북한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된다.

둘째,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낼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핵문제 해결은 물론 동북아의 안정도 중국을 통하지 않고는 풀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유엔안보리 논의과정에서 중국은 북한 제재를 거부했고,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소극적 자세를 벗어나 자신의 텃밭에서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연일 자극적인 제목으로 딴지를 걸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과연 ‘G2시대’에 대비할 전략적 준비가 돼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셋째, 우리 내부의 분열상을 시급히 극복해야 한다. 북한에 대응하려면 우선 우리 내부의 일치단결이 먼저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의 남남갈등은 민주국가의 정상적인 의견 표출 수준을 넘어 국가정체성을 부인하는 위험스런 수위에 이르고 있다. 참여연대는 유엔 안보리에 서신을 보내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부 승인 없이 무단 방북한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은 이명박 대통령을 ‘천안함 희생 생명들의 살인 원흉’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를 방문한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인사들은 북한의 책임은 거론하지 않고 국제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부정하며 미국의 대북 제재를 비판했다. 이처럼 한국이 천안함 사태를 두고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가 먼저 단합해야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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