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권폐지 환영한다

장병옥 / 한국외대 정치학 박사
발행일 발행호수 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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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장병옥 / 한국외대 정치학 박사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누리는 200여 가지의 특권과 특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없는 것이다. 최근 여야의 당리당략 기싸움으로 국회가 개원조차 못한 상태에서 6월 한 달 간의 세비(歲費) 즉, 월급을 1천여만 원씩을 받아간 것을 계기로, 국회의원 연금제 폐지, 불체포 특권 폐지 등에 이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 하자는 논의까지 불거지고 있다.

국회법 24조는 국회의원 선서를 해야만 국회의원으로서 정식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19대 국회의원의 자격은 여야가 개원을 합의한 7월 2일의 취임 선서와 동시에 법적으로 주어진다. 현 19대 국회의원들은 선서도 하지 않고, 어떤 직무도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한 달 간의 세비를 지급받았다. 새누리당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소속 의원 대다수의 6월 세비를 국군 유해 발굴사업에 기부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 300명의 6월 총 세비 30여억 원은 물론 보좌관, 비서 등의 월급을 합쳐 족히 100여억 원 이상을 국고(國庫)로 환수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의 혈세로 무위도식한 그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오는 12월 대선을 의식하여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불체포 특권폐지, 연금제도 개선, 겸직 금지, 무노동 무임금 적용, 윤리위 기능 강화, 국회폭력 처벌강화 등 6대 쇄신안을 내놓았다. 통합민주당 역시 연금제도 폐지, 영리목적의 겸직 금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의했다.

그간 여야 국회의원들은 정권을 잡기 위해 험악하게 싸우다가도 자신들의 세비를 올리고 보좌관 수를 늘려 특권을 극대화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없이 야합하였다. 이러한 행태는 불체포 특권 등 국민 위에 군림하는 치외법권적인 “大특권과 특혜”가 법으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특권이 주어지고 있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민주통합당 소속 일부 초선의원들이 자발적으로 특권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겠다고 나섰다. 이 특권 폐지 움직임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국민소환제의 도입 여부에 대한 논란은 정치학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소환제가 도입될 경우 현 국회의원들이 소환을 무서워해 최근 여야가 다투어 내놓고 있는 복지 포퓰리즘과 같은 대중영합적인 정책을 양산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소환제는 ‘소환발의 사유와 요건 그리고 소환절차’ 등을 법률로 엄격하게 정하여 제도 도입을 할 때가 됐다.

이명박 정부는 3백 명 국회의원들이 5천 만 명 국민을 두려워하고 함부로 자신들의 특권을 남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적 장치를 이번 기회에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명박 정권은 우리 국민 절대 다수가 환영하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가 그 동안의 실정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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