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하나님의 은혜가 온 나라에
지난 해는 대한민국 국민이 기뻐할 일이 없는 한 해였다. 정치 사회적으로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계층간에 온갖 갈등과 대립이 분출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유례 없는 체감경기의 침체로 국민이 큰 고통을 당하였다. 그것도 부족해서 ‘황우석 논문조작’ 파문이 일어나 우리 국민을 참담한 좌절의 늪 속에 빠뜨렸다.
황우석 교수는 난치병 환자를 위한 맞춤형 줄기세포의 배양이라는 생명공학의 이정표를 다시 쓰는 놀라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모든 난치병 환자들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졌고, 국민은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세계적 과학자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논문의 조작이 드러나면서 황 교수 연구기술의 진실 공방이 시작되고 “설마, 그래도…” 하면서 끝까지 황 교수를 신뢰하고자 하는 국민의 믿음이 한 단계씩 무너져 내려가는 것을 보아야만 했다.
황우석 신화의 격렬한 반전(反轉)은 우리의 자화상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무엇이나 어디에서나 과정을 생략하고 성과물(成果物)에만 집착하는 우리의 조급한 문화, 진실 보도는 뒷전인채 일방적인 몰아치기식 보도를 일삼는 언론의 신뢰성 문제, 과학계의 ‘칸막이식’ 연구에 대한 검증 시스템의 부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한해는 국민이 최악의 체감 경기로 고통을 당했을 뿐 아니라 경제의 성장동력과 국가경쟁력도 후퇴한 한해였다. 청년 실업자는 나날이 늘어만 갔고 기업들은 도산하거나 해외로 이전했으며 국민의 생활은 피폐해 졌다. 세계 시장에서 존경 받는 대한민국의 기업이 국내에서는 반 기업 정서의 표적이 되고 있고 대기업의 전투적 노조는 근로조건의 개선 차원을 넘는 투쟁을 벌여 회사 경영의 발목을 잡고 국민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한국병(韓國病)’을 치유하고 모든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는 ‘시장의 원리’로 돌아가는 길 밖에 없다. 찬반 논란에 휩싸인 사학(私學) 재단의 투명성 문제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교육의 평등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인위적 규제보다 적자(適者)가 생존하는 시장의 원리와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개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2006년 새해에는 국민의 의식과 행동이 한층 성숙되어 법과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고, 경제는 시장의 원리의 확립에 따른 선순환(善循環)으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어 실업자가 줄어들고, 위태로운 한미 동맹의 간극(間隙)이 치유되어 국가 안보도 튼튼해져서 국민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 속에 진실로 행복을 맛보며 살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